노아의 방주
海月정선규
가을 하늘이 파란 섬돌을 파다하게 굴린다.
파란 하늘을 우러러보노라니 하염없이 빨려 들어갈 아스라이
기울다.
하늘이 나를 족집게로 들어 올려 저 깊은 하늘 보물 창고에
서늘하게도 들일 듯하다.
두 팔 활짝 벌려 놓고 쏟아지는 햇살의 절규를 받아들여
해 돋는 데에서 해 지는 데까지 일어설 듯 파란 멀미가 몰려든다.
가시덤불에서 떨기나무에서 떨리는 볕 알은 이윽고
섬섬옥수 껍질 벗긴 양파 속살처럼 하얀 주옥같은 섬유질
드러내어 서늘한 발을 친다.
푸른 품속에서 혼자 사는 가을 떨기나무 점점 짙은 그늘 장막 거두어 가는
밀물이 쓸려오는 해맑은 홍수에 아라릿산의 꼭대기에 걸터앉은
노아의 방주를 떠 올려 계절이 바뀌면 구원의 시절이 오리라 미루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