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아!
海月정선규
솔밭 사이로 물이 흐른다
당신의 긴 머리가 어깨의 능선에서 토라져
허리로 흘러내린 듯 가을바람이 불면 바삭바삭
굽는다
햇살 기름 한 방울에 촉촉하게 적신 검은 머리카락은
이제 막 샤워를 끝내놓고 촉촉한 피부의 감촉을 감미로운 끝에
신비롭기까지 짙은 검은 빛은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며
상한 갈대도 꺾지 않을 고운, 고운, 숨결만 숨 막히게 타들어 가니
검은 머리 팥 뿌리 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