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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영주정신병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299 등록일: 2014-02-10

영주정신병원

 海月정선규

 

, 교도소보다 더 무서운 곳이 정신병원이다. 소 잡는 백정도 아니고 밤에 잠 안 자고 단순히 서성인다는 말도 안 되는 단 하나의 이유로 정신병원 30대의 짧은 삶이 억울하게 지고 말았다. 인권의 사각지대 정신병원 언제 또 누군가 보호사에게 짧은 삶을 내주어야 할 날의 그림자가 도적같이 따라 붙을지 전혀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처음 내 머리에 털 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은 재작년 8월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세월의 촉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세월의 과녁을 꽤 뚫었다. 처음 아침 눈을 뜨면 장애인 화장실을 개조하여 만들어 놓은 흡연실이 501호의 앞에서 얼쩡거렸다. , 보면 볼수록 신기하면서도 사람이 이렇게도 살아가는 구나. 싶은 한편의 위로일지. 위안일지. 알 수 없는 힘을 느꼈다. 그런데 얼마 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터졌다. 보호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떨어져 병원으로 후송하던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신병원 작은 보호실에 발가벗겨져 꼼짝없이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반의적인 생활에 견디다 못해 자살을 선택했을까? 그저 안타깝고 참, 사람이 사는 것이 무엇이며 왜 살아야 하는가? 깊은 회의를 남겼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 있으면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그러면서도 과연 자살이었을까? 탈출이었을까? 내 마음은 심장의 박동소리와 함께 자맥질했다. 그렇게 내 삶의 큰 고비를 이제 막 넘기고 잊혀가는 지금 영주정신병원에서 두 번째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자격증도 없는 백정에게 밤에 맞아 죽었다. 밤에 잠 못 자는 것도 불면증인지라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이유로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죽였다. 201423일 대전 집에 다녀왔다. 이미 영주 온 시내에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연이어 8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빗발치는 보도가 이어졌다. 나는 분노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보다 못한 일을 하다니 표면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겠지만,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이건 살인죄 혐의가 적용되어야 한다. 단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을 풀고 막기 위해서이다. 그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더구나 내가 입원했었던 병원이 아니었던가? 세상 어느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하루 분량의 약을 한꺼번에 사자에게 먹이 던져주듯 아니 이미 그들은 우리의 사육사가 되어 있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을 비롯하여 빨간 국경일마다 어김없이 그것이 하루의 주어진 일상이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원무과에서 환자의 의무는 노골적으로 알리면서 이에 비례하는 병원의 의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서울 노숙인 다시 서기와 수원 노숙인 다시 서기에서 노숙인에게 한 달 간식비 3만 원에 이름도 없는 담배 무료제공과 요양과 치료 더 나아가서는 수급자를 만들기를 내세워 2병동에 몰아놓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인가? 금요일이면 원무과 윤 주임은 차를 몰고 수원과 서울 노숙인 다시 서기 센터를 들러 사람을 데려왔다. 말하자면 병원에 영업사원을 별정직으로 두고 본봉 150만 원에 1인당 30만 원의 수당을 지급 한다. 전국을 다 찾아다니는 격이다. 사람만 밀어 넣을 줄 알았지. 관리는 매우 신경도 썼다. 제사보다는 제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국경일과 토, 일요일이면 간호사는 쉬든지 아니면 5층과 3층 병동 지원에 나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환자들만 남아 무엇을 어찌하자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게 지냈다. , 묘한 분위기 이게 뭘까? 병원의 편의주의의 성향이라고 할까? 아침에 단 한 번 보호사가 내려와서 1일분의 약을 한꺼번에 사자에게 먹이 던져주듯 던져주고 가면 환자들은 몸이라도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3층으로 전화하면 싫은 기색이 역력하고 아프고 없는 것이 죄라고 그게 뭐라고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세상에 이럴 수는 없었다. 적어도 간호사가 하루 세 번은 내려와서 투약하면서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기도 하고 어디 아픈 사람은 없는지 오히려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할 간호사의 그림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작년 4월 송 간호사와 박 간호사의 이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무 문제가 없었던 조 간호사를 일손이 달린다는 이유를 내세워 5층으로 올렸다. 그러면서 2병동에는 거의 한 달 가까이 간호사의 공백이 생겼고 마치 어미 없는 자식, 끈 떨어진 연처럼 우리의 신세가 정말 서글프다 못해 병원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찬밥이었다. 오늘, 내일, 아니 이번 주에 아니 또 다음 주에 그러면서 5월 초까지 2병동 간호사 배치는 밀려들어 가고만 있었다. 우리의 심정을 누가 알까? 담당 간호사가 없다 보니 환의 교환에서부터 몸무게, 혈압, 당뇨 검사에 이르기까지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고 환자들은 그대로 방치된 채 말 그대로 어떻게 먹고사는 것만 해결 받은 거지꼴이 되었다. 이게 뭘까? 더욱 한심한 것은 2병동 담당 간호사 배정에 최고 실력 없는 간호사가 왔다는 사실이다. 주사도 놓을 줄 모르고 일머리도 모르고 심지어 외진 받아 들어오는 약도 분별없이 환자의 이름을 바꾸어 놓고 퇴근 시간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꽁지 빠지게 달아나 버리면 아무것도 모르는 보호사들은 그대로 환자들에게 일주일 동안 투약하는 것을 보고 떠들었다. “! 여기가 어디지.” “정신병원.” 하고 웃다가 ! 간호사이고 보호사이고 다 돌 아이다. 네 옆에 환자복 입혀서 데려다 눕혀라.” 할 정도였다. 이건 기본이고 더 나아가서 얼마나 간호사가 형편이 없는지 혈압 검사하는데 신발장 위에 아무렇게나 떡 하니 혈압 기를 올려놓고 삐딱하게 서서 성의 없이 검사하는가 하면 절대 환자에게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되는데 일부러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건 또 뭘까? 그나마 귀찮고 하기 싫었던지 직무유기를 하느라 그러는지 전임자가 잡아놓았던 2병동 일정을 다 떼어내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병원은 없단다. 환자가 물리치료를 가는지 마는지 인솔이고 파악이고 다 떼어먹고 사무실에만 쳐 박혀 있다. 한 번은 몸살이 났는지 몸이 워낙 쳐지고 안 좋아서 링 겔을 놓아달라고 했더니 얼마나 기초가 없는지 무식하게 힘만 잔뜩 주어 밀어 넣는 바람에 주삿바늘이 반은 휘어져 빨간 피까지 맺혀 있었다. 의료 사고였다. 이뿐만 아니다. 정말 장난이 아니었던 때가 황 영하 형님 때였다. 당시 3층 막내 간호사가 내려와서 링 겔을 꽂았는데 이런 피가 난다. 병실 바닥을 흥건하게 물들었다. 급하게 3층에 알렸더니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다. 전혀 그럴 리가 없다며 부인한다. 그렇게 승강이 벌이다가 겨우 다른 간호사를 데리고 내려와서 간신히 수습했다. 의료 사고였다. 더욱 기분 나쁜 것은 간호사의 태도 특히 제가 언제 봤다고 환자들에게 반말한다는 말인가? , 그리웠다. 정말 간호사 맞는가? 자격증은 있는가? 그것이 그렇게도 나를 그리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런가 하면 이성호 형은 술도 안 마셨는데 보호사들이 보기만 하면 술 마셨다며 뭔 큰 건수 잡기라도 한 듯 시비 걸더라고 투덜거렸다. 5층 있을 때 막내 간호사에게 주사 맞은 자리에 이상한 작은 몽우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의료사고유발 세 번째이다. 정말 간호사 맞아. 어떻게 다 간호사들이 돌팔이야.” , 어이가 없어. 더는 할 말을 잃었다. 더 심각한 것은 안 보호사인지 원무과 주임인지 하는 사람의 태도이다. 분명 수간호사가 주사를 잘못 맞아서 그렇다고 외과 외진을 권했음에도 엉뚱하게도 이 성호 님! 의료보험이 무슨 의료 보험이 예요.” 따지고 묻기에 팔을 보여주었더니 자신이 의사라도 된 양 착각하는 것인가? 물이라고 하더란다. 그 바람에 성호 형은 기분이 나빠서 병원에 가 것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건 또 뭘까? 월권행위로써 진짜 병원은 환자들에게 행패 부리는 형국이다. 세상에 한 번은 성 호형 눈으로 뭐가 들어갔는지 아파서 안과 좀 보내달라고 했더니 안 보호사 하는 말이 이 성호 임 병실에 가만히 누워 있는데 들어가긴 뭐가 들어가요.” 반문했다. 이 또한 병원의 의무 위반에 의료법 위반을 월권행위이다. 참으로 원무과 직원의 메가톤급 수준이며 보호사가 원무과 주임이 되더니 아주 의사 노릇까지 전담하고 있다니 과연 알만하다. 아무런 교육도 없이 그저 말귀만 알아듣고 심부름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똥, 오줌 가리지 않고 데려다 쓰면서 얼마나 많은 개판으로 일관했었는가? 가늠이 가는 부분이다. 오죽했으면 광순이가 고용노동부 워크 넷에 들어가서 확인을 다 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마음의 고통이었으면 그 증거를 인쇄하여 가져왔었는지 가히 매력적이다. 나이, 학력, 경력, 무관,  이 말은 곧 자격증 아니 자격 없는 자라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이게 뭘까?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자들의 정신 나간 환락가와 같다. 아주 형편없다. 환자의 의무는 강요하면서 병원의 의무는 실종된 채 그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환자의 권리를 무시하였다. 이는 분명히 노숙인이라는 환자의 개인정보를 약점 삼아 그들의 뜻 아래 길들이기 사냥에 들어갔었던 것은 아닐까? 의혹이 커진다. 알고 보면 어디 한구석 큰소리칠 자격 없는 사람들이 개판 치고 있었다. 과연 지원만 받아먹으면 그만이라는 그들의 처사가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병원에는 두 가지 일 하는 사람이다. 하나는 밥 차 끄는 일이고 또 하나는 청소하는 일인데 그 실태를 살펴보자. 한 달에 15만 원 둘이 하면 75천 원씩 지급하고 만원 혼자 하면 그대로 15만 원 그대로 지급되었다. 이건 분명 부당한 근로계약이다. 그래서 두 사람 중 한 사람과는 근로계약서 쓰고 다른 한 사람과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는지 이도 조사대상의 범위이다.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지금 시간제 최저 임금이 얼마인가? 밥 차는 한 달 꼬박 하루 쉬지 않고 일해야 시간제 30만 원이란다. 그런가 하면 환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면서 일당제 인력에 내보냈다. 이것 또한 위법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2층의 고립이다.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지고 그 열악하고 추운 샤워실에 세숫비누, 빨랫비누. 등 물품이 떨어지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청소하는 환우의 담당과 책임이 되어 있기에 챙겨야 했는데 얼마나 3층 간호과장이 눈치 주고 뭐라고 하는지 오죽했으면 2층 간호사를 꼭 대동하고 올라가서 가지고 내려와야만 하는 고충에 시달렸다. 간호과장의 위치라면 병동과 관계없이 병원의 환자들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왜 유독 2층만 지독하게 외면하고 차별했을까? 병원 측의 압력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자의적 판단일까? 타이적 판단일까? 그렇다면 원무과는 어떠했을까? 이에 어떤 견해를 내놓았을까? 3층과 5층에만 그들이 써야 할 정해진 분량만큼 지급했다. 말하자면 간호과장은 이러한 원무과에 항의하는 입장에서 서서 간접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는 3층과 5층의 불만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왜 당연히 3층과 5층에 맞게 배당된 물품을 2층에서 가져다 쓰니까 말이다. 이러면 3층과 5층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 모든 열쇠는 원무과에 있는 것이다. 이게 뭘까? 그들은 왜 그랬을까? 정말 그리워진다. 이뿐 아니라 5층에 있었던 시절 손 오성과 보석이가 입원했었는데 하루는 보석이가 울상이 되어 있었다. “왜 그러니?” 하고 물었다. “! 미치겠어요. 처음에는 시간 보낼 겸 심심해서 보호사 따라다니면서 청소도와 주고 하는 일 거들었는데 이제는 당연하게 시켜요. 그것도 괜찮은데 욕을 해요. 내가 원래 기분이 우울해지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요.” 환자가 왜 병원에 입원했을까? 정말 아이러니하다. 환자의 신분까지 망각시켰다. 그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우울증만 심화시켰다. 새벽부터 아이들을 깨워서 보호실 환자 기저귀 갈아주고 환의 갈아입히고 오줌, 똥 다 치웠다. 오히려 무임금 노동자로 전락한 것이다. 다시 2병동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1층은 농협 꽃동산 지점이고 2~4층까지 병원이다. 특히 2층의 경우 개방이라고 하지만 오후 6시면 폐쇄된다. 만약 불이라도 난다면 우리의 목숨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들이 밖에서 문을 따주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연기에 질식되어 죽을 가능성이 높다. 밤에 몸이라도 아파서 2층 간호사가 없는 밤이면 병원의 시스템상 3층 담당 아래 있으므로 당연히 3층 간호사실에 전화하여 호출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구석 화통하지 못하고 귀찮아하거나 보호사를 보내어 주사를 놓게 하는 등 꾸물거리기 일쑤였고 조금 기다리세요. 지금 간호사님이 안 계십니다. 이따가 간호사님 오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간호사가 받으면 또 아무개님! 또 아프세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좀 참아 보세요. 3층도 바빠요. 그러면 끝이다. ! 내 잊을 수 없는 일이 작년 42층 간호사가 후임자도 없이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급하게 5층으로 올라가고 거의 2층 담당 간호사가 한 달 가까이 공백이 생기면서 나는 점점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 했다. 과연 우리는 이 병원에 왜 있는 것인가? 환자인가? 귀빈인가? 아니면 귀신인가? 나 스스로 다 한심하고 또 비참했다. 그렇게 시간은 가면서 결국, 나는 퇴원을 고려해야만 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5층 여 간호사가 잠시 내려왔기에 퇴원하겠다. 했더니 나가서 뭘 할 건데요. 물었다. 나는 할 일이 많았다. 사실 오후 6시면 폐쇄하는 병원보다는 이왕이면 24시간 혹은 밤 10시까지 활동에 제한 없는 곳이 필요했고 그래서 대전 집에서 활동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만해 문학관이나 토지문학관 입주를 원했으나 이는 이미 상황 종료의 상태였다. 이렇게 저렇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길이 최선을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엉뚱한 말을 했다. 나가서 청춘사업도 해야 하고 흥얼흥얼 읊었더니 어디론가 전화한다. 누군가에게 보고하고 먹은 점심 약까지 정신없이 가져다주며 먹으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이 간호사가 지금 약으로 나를 어찌해볼 생각인가? 하는 반문이 일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2~ 3시경 병동 로비에서 떠들썩하기에 나가 보니 5층에서 남자 간호사가 새로 배정되어 내려왔다. 언제는 조 간호사가 온다더니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뭐 하나 똑바로 하거나 하려고도 하지 않는 남자 간호사가 내려왔다는 소문이다. 그래, 그러면 그렇지. 다를 입만 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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