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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당신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059 등록일: 2013-12-19

당신아!

海月정선규

 

솔밭 사이로 물이 흐른다

당신의 긴 머리가 어깨의 능선에서 토라져 

허리로 흘러내린 듯 가을바람이 불면 바삭바삭 

굽는다  

햇살 기름 한 방울에 촉촉하게 적신 검은 머리카락은

이제 막 샤워를 끝내놓고 촉촉한 피부의 감촉을 감미로운 끝에

신비롭기까지 짙은 검은 빛은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며

상한 갈대도 꺾지 않을 고운, 고운숨결만 숨 막히게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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