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끄는 남자 가끔은 아는 분들과 산책길에서 가을 아래 그윽한 가을 향기를 마시며 중후한 남자들만의 대화를 나눌 때가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스락 이는 낙엽이 없어 가을 햇살이 말리는 언어가 아직은 구성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쉬움을 달래면서 투박한 운동화 닳아가는 밑바닥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갑니다 저는 늘 걸어 다니는 것이 습관이 되어 먼 거리이든 가까운 거리이든 무조건 걷고 봅니다 하지만 게 중에는 꼭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는 분이 있지요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전거는 끌고 사람은 걸으며 갑니다 그런데 여기에 꼭 한 사람 이 사람은 한 번도 자전거를 타고 나온 적도 없고 타는 것을 본 사람도 없습니다 같이 걸으며 대화를 나누면 좋으련만 어떻게 된 사람인지 남이 끌고 가는 자전거를 낚아채서는 끌고 갑니다 그것도 무엇이 바쁜지 보이지 않은 정도로 빠르게 말입니다 하루는 이상하다 싶었지요 백일이면 백일 일 년이면 일 년을 보아왔지만 그 사람이 자전거를 끄는 것은 봤어도 타고 가는 것은 전혀 본 사람이 없다 싶어 옆 사람에게 "이형 참 저 사람은 이상해 자전거를 타지 않고 늘 끌고만 가" 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러자 이형은 저 앞에 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타는 것이 자전거이지 끄는 게 자전거야 차라리 끌려면 포장마차나 끌지그래" 그는 빙긋 웃으면서 "형님 내가 자전거는 잘 타는데 타기만 하면 떨어지니 탈 수가 있어야지요. 알아서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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