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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꽃 머리맡에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022 등록일: 2013-07-31


 

 

 

꽃 머리맡에서

海月정선규

 

꽃 머리맡에서 하니까

왜 그런지 온종일 직장에서 일에 시달리다가 겨우 이제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깊은 잠이 들어간 내 사랑하는 아내의 머리맡에 살포시 앉아 긴 머리를 보듬고 쓸어내리는 듯한 환상의 착각에 젖는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요즘 내 사랑하는 사람의 자는 모습만 옆에 앉아 보기만 해도 안 먹고 배부르게 살 것만 같이 좋을 듯만 하거늘 이를 어찌할까? 그리고 보니 산소 같은 향기에 잔뜩 배어있는 꽃봉오리 가지를 살짝만 잘라준다면 아이의 손에 놓친 풍선이 저 하늘 멀리멀리 몽실몽실 뜬구름처럼 떠가듯 통통하게 알이 배인 배추의 꿈의 나래를 활짝 펴고 날아갈 것이다. 만지면 만질수록 뽀송뽀송하기도 하고 미친 척하고 입맞춤해준다면 금방이라도 쫑긋 입을 벌리고 살아 있는 생기를 내게 불어넣어 줄 듯도 하다. 그러면 내가 얼마나 더 싱그러운 생기에 발랄하고 상쾌해질까? , 생각만으로도 정말 상쾌하면서 우리 옆집에 사는 땜장이 아저씨 생각이 난다. 일을 나갈 때마다 그 무거운 산소통에 용접기를 창에 싣고 일터를 찾아 길을 나서곤 했다. 그 산소가 이 산소가 아닌가. 실없이 씨 익 웃고 만다. 그렇다면 이 꽃의 향기에 불은 붙을 것인가? 건드리면 툭 하고 터지는 봉선화가 있다. 꽃향기를 채집하기에는 이보다 더 적당한 꽃도 없을 듯하지만, 그 양이 아주 적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꿈도 야무지다. 나이는 40이 넘어서 어린아이 같은 엉뚱하고도 황당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혼자 소꿉장난에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른다. 그래도 혹시나 꽃에 비닐봉지를 씌워놓고 갈까? 내 생전에 살면서 볼 것은 다 보았지만 단 한 가지 꽃잎 터지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꽃이 피고서야 참. 예쁘다. 호박꽃도 꽃인가 했지 그 전에 입을 딱 벌려 율동 하는 꽃잎을 언제 보았든가. 아주 이참에 산소 부는 사나이로 나서볼까? 이런 나를 아내는 무엇이라고 할까? 정말 그것이 알고 싶다. 그래도 말이지 이왕이면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해보지 못한 사랑에 산소를 불어 수저 하나, 젓가락 하나라도 아내의 밥상 위에 자랑삼아 올려놓고 싶어 안달이 나고 있다.

그렇게 살짝살짝 아내의 감성을 토닥토닥 건드려주면 아내는 웃을 것이다. 맑은 호수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 하회탈처럼 눈가의 주름이 반달의 꼬리처럼 살짝 눈가에 놓였다가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갈 것이다. 가끔 아주 가끔 사각사각 시들어가는 꽃잎을 보고 있으면 내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이 각인되어 온다. 뭔가 불만이 있다든가 말다툼하노라면 앙증맞게도 꼭 한 번 힘주어 뼈가 다 으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불같이 일어나게 눈을 내리깔고 상대방 얼굴을 바라보며 귀엽게도 따지고 묻는 듯한 것이 불만스럽게 토라진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아내의 매력이다. 잠을 이룰 수 없어 3층으로 수면제 좀 달라고 전화했더니 뜻밖에 내려왔다. 4층에 근무한다고 하기에 그런 줄로만 마냥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하늘만큼 땅만큼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전보다 살이 붙었고 예쁘기만 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어디 안 예쁘고 안 사랑스러운 데가 있어야지 말이다. 그래도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말없이 예쁘게도 알고 불현듯이 나타나 주었으니 매일 이런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싶었다. 내 마음 같아서는 그냥 2층에 잡아놓고 싶은 사람. 하지만 사람이 공과 사는 가려야지 않겠는가? 매우 좋은 나머지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니 약 하나 달라고 했더니 왜 왔어.” 말이 떨어지지가 무섭게 나를 향하여 돌아서더니 눈을 쫙 내리깔면서 다오지게 따지는 듯한 표정으로 뭐라고 이야기 하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했다. 내 얼굴을 오랜만에 본 탓일까? 나는 내 얼굴에 살이 붙는지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데 살이 쪘다고 하기에 한마디 했다. “아니 나보고 배 나온다고 구박하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날 보고 살이 쪘다고 하면 어떻게 해.” 때로는 사랑싸움도 할만하다.

이런 꽃향기를 또 어디 가서 맡을까? 내 사람이고 내 사랑이니까. 아주 벅차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나는 꽃녀를 살짝 건드려줄 사람처럼 지그시 눈에 힘을 주고 바라보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텔레비전 드라마를 오래 본 탓일까? 그 후유증일까? 꼭 상상하는 것이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을 때 사르르 육체에서 미끄러져나오 듯 밖으로 뛰쳐나온 영혼은 잠자는 자신의 육체를 내려다 보듯 나의 영혼이 내 육체 밖으로 나와서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고 웃는 나의 모습에 너무 사랑스럽다는 듯 넌지시 내 얼굴을 건너다보는 것 같은 환상인지 환각인지 모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한 여자가 생각이 나서 웃었다. 아마 이런 나를 알면 입술을 내밀면서 미쵸. 미쵸.” 했을 것이다. 참 귀여운 여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위 가지고 오라고 입을 하나도 아프지 않게 그저 뽀송뽀송하게 잘라주겠다고 실실 맞장구를 쳤다. 사랑해 요를 샹해용 이라 하고 짜증 난다는 말을 짱나, 짱나, 하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준말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귀엽기도 하고 생각의 발상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어느 한 쪽에서는 순수하고 쉬운 우리 좋은 말들을 인터넷상에서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이상한 말들로 오염이 되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았다. 그런데 말이지. 가만히 보면 여자들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다정스럽고 살갑게 변하여 사랑스럽게도 애교 서비스까지 한다는 것이다. 아니 내 사랑은 늘 신선하고 풋풋한 소녀와 같다. 같이 사는 사람까지도 어른에게서 소년에게로 달려가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 하기야 그래서 내가 반하고 또 반하여 낸 사랑이 아니든가. 같이 있으면 즐거워지고 예뻐지면서 예쁘게 닮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날 새는 줄도 모를 사랑아! 나는 요즘 사랑의 학습을 하고 있다. 성경 말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입으로 시인하여 마음으로 믿어 구원에 이른다고 말이다. 나는 그녀에게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여 사랑을 시인하고 마음으로 그녀를 내 사랑으로 믿어 노총각에서 구원받는 것이다. 이것이 언어로 사랑하는 법이며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성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성범죄를 저질러놓고 신고할까 봐 아예 그 생명까지도 절단 내고 있다.

바로 사랑의 학습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데 그 사랑을 어떻게 해야 사랑하는 것인지 사랑을 입으로 시인하되 그 사람을 마음으로 어떻게 믿어 받아들이고 서로 결혼을 하는 것인지 사람이 독처하는 좋지 않아서 하나님께서 구원으로 사람에게 주신 가정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한 채 오직 충동적인 성의 욕구에만 집착하고 따라가며 채우려고 잘못된 사랑을 하고 마는 것이다.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하면 놓고 보기에도 아까운 마음에 바라보기조차도 눈이 부시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함이 깃들며 얼마든지 사랑의 대화로 가까워지고 알아가면서 연애의 참맛으로 숙성되어 가는 것을 사랑, 사랑, 말만 들었지 사실 눈에 보이도 않으며 만져지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 사랑에 육체적인 향락만을 쫓으면서 방황을 하다가 끝내 한 사람의 가정을 파괴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놓는 어마어마한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이다. 옆에 꽃을 놓고도 향기를 맡을 줄 모르고 예쁜 여자만 쫓아 좋아하는 학습 받지 못하여 사랑할 줄 아는 법을 몰라 그저 몸이 움직이는 대로 행하고 만다. 아무튼, 오늘 꽃 머리맡에서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보았다. 내 사랑이 귀하기에 남의 사랑까지도 귀하게 보게 되고 존중할 줄 아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나를 사랑할 때 남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나를 사랑할 줄 모른다는 것은 아예 사랑할 줄 모른다는 증거이기에 자연스럽게 그 옆의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모습으로 갖추어가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나는 행복하다. 사랑 할 줄 알아서 아는 만큼 줄 수 있는 즐거움에 조였다가 풀렸다가 되돌아보는 사랑의 근육운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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