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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손톱 소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905 등록일: 2013-07-21

손톱 소지

海月정선규


 

하얀 손톱 끝 반쪽 같이 달라붙어 휘돌아 쪽들의 허물이

지평선을 그어놓고 떨어져 나왔다

내 어릴 적 엿장수 아저씨의 추억은 추슬러 오르고

퉁 퉁 가위 맞을 때마다 끊어져 나오는 엿 가락에

얼마나 더 감질이 나든지 허리에 디스크를 질끈 동여매고

감질나는 군침으로 한 고개를 넘어 살포시 입안으로 밀어 넣으면

맛이 어떻게나 맛이 있던지 오던 잠이 다 떨어져 나가도록

눈이 밝아져 창밖을 보니

호수는 연초록 잎은 띠 울 띄워 너울너울 노를 젓고

5월의 화사한 빛은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이 되어

봉선화 연정에 가슴을 적신 채 킨 사이다를 마셨다

뒤뚱뒤뚱 호수를 거닐어 가는 오리의 뒷모습 발밑에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허공을 펑펑 가르며

붓꽃으로 터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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