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소지
海月정선규
하얀 손톱 끝 반쪽 같이 달라붙어 휘돌아 쪽들의 허물이
지평선을 그어놓고 떨어져 나왔다
내 어릴 적 엿장수 아저씨의 추억은 추슬러 오르고
퉁 퉁 가위 맞을 때마다 끊어져 나오는 엿 가락에
얼마나 더 감질이 나든지 허리에 디스크를 질끈 동여매고
감질나는 군침으로 한 고개를 넘어 살포시 입안으로 밀어 넣으면
맛이 어떻게나 맛이 있던지 오던 잠이 다 떨어져 나가도록
눈이 밝아져 창밖을 보니
호수는 연초록 잎은 띠 울 띄워 너울너울 노를 젓고
5월의 화사한 빛은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이 되어
봉선화 연정에 가슴을 적신 채 킨 사이다를 마셨다
뒤뚱뒤뚱 호수를 거닐어 가는 오리의 뒷모습 발밑에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허공을 펑펑 가르며
붓꽃으로 터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