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
海月정선규
내 착각일까요
있어도 없는 듯하여
있는가 마는지 싶어지고
없으면서 있는가 싶어지는
이 마음은 공중으로 붕 떴습니다
내 꿈이 실상으로
나타났다가 가물가물 어디론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또 나타날 듯하여 기다리는 마음에
부풀어 오르는 이 마음은 공허일까요
내 삶이
내 마음에
내 생각으로
다 그려졌다가 사라졌다가
하루에도 수만 번 갈팡질팡 신기루처럼 뜬 것이
아버지 집에 아버지 없는 집을 나 홀로 지켜야만 하는
텅 빈 공허로움 가운데 생기는 확연하지 못한
먼 외로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