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질 당하는 사랑
海月정선규
보고 싶은 마음에 그리움을 마음껏 당겼더니
시위를 떠난 화살에 놀란 자라 가슴처럼 잔뜩 움켜쥐었던
두 주먹에서 화들짝 꽃송이는 피어난다
보고 싶은 마음에 굽이 갈라지는 지평선은
어깨너머 뜰 팡 위에 스멀스멀 닭살 돋아 벗어 놓은 신발처럼
새콤달콤 참한 포도 맛 벼려온다
이것 참! 야단났네
어떻게 하면 평생, 이 맛으로 사로잡힐까
갈증은 엄살에 놓이고 기쁨은 줄행랑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