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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꽃잎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589 등록일: 2010-10-11
꽃잎 海 月 정선규

4월의 꽃샘 비바람이 몸부림쳐 내리니
벚나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만다
흐드러지게 핀 꽃 잎 속절없이 떨어내다 보면
어느 한구석은 빼앗기고 싶지 않은
꼭 어디에 비자금이라도 숨겨놓은 것까지
다 들켜 버릴까 봐 어쩔 줄 모르는 굴레가 씌워진 다
바람은 압수 수색으로 흔들어 오고
아직 증거 인멸도 끝내지 못해 활짝 피어버린 꽃잎은
아쉬움이 가득 차 서리 내리듯 어우러진 등 뒤로
서성이는 비련의 주인공을 그림자로만 데려다 놓은 채
길고 어두운 곳 드리워진 마지막 몸부림 추슬러
꽃잎 질 무렵이면 찾아오는 이의 반가운 마음보다
도려내야 할 쫓기는 인생의 몸살 앓는 병든 영혼으로
짐 부려 놓는 번민 그 인생의 신혼이 다하기 전
변질한 황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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