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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향기나는 선물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687 등록일: 2013-05-05


 

 

 

향기나는 선물

海月 정선규

 

글쎄 선물하면 어떤 것이 가장 좋을까? 평소에 내가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좀 더 크게 본다면 마음의 소원까지도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상대방에게 꼭 없어서는 안 될 선물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평소 그 사람의 일상을 잘 보살펴보지 않았다거나 마음을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어보지 않았다면 그 사람이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전혀 파악조차 할 수 없어 주고 싶어도 못 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인가 강력하게 필요할 때 뭔가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가져야 할 물건이 있을 때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듯 누군가의 관심으로 정말 필요 이상으로 주어진다면 죽은 할아버지가 돌아온다 해도 이보다는 더 기쁠 수는 없을 것이다. 선물하면 크리스마스나 생일을 손꼽는데 이보다는 꼭 가지고 싶은 것이 있는데 돈은 없고 그렇다고 길 가는 사람을 잡아놓고 돈 빌려달랄 수도 없거니와 남의 것을 훔칠 수도 없으니 어디다 말도 못하고 그야말로 절망으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영주로 내려 온 지 벌써 1년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전에서 어떻게 내려오게 되면서 가지고 있던 성경책까지도 다 놓고 빈 몸으로 내려오다시피 했다. 한두 달 있다가 갈 것을 굳이 필요 없는 짐을 무겁게 해서 내려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만만하지도 녹록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자꾸 가면서 나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세상이 무너진다 해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문학 활동이 막히면서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나 혼자 사박사박 가슴만 애태우고 있었다. 그 무엇보다 신의 문학, 신의 문법을 하기 위해서는 꼭 성경책이 필요했다. 쉽게 구할 수 있으면 구할 수 있는 것이 그 흔한 성경책이었지만 주위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어디 아는 교회나 목사님도 없었고 그렇다고 몇 만원이 있어서 살 수도 없었다. 수필이나 시는 언제든지 영감이 떠오르면 마음껏 쓸 수 있는 것들이었으나

신의 문학, 신의 문법은 그 핵심 자료가 되는 성경책이 없이는 절대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현실을 보는 가운데 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거나 아예 생각하기조차도 싫은 것으로 홧김에 아주 집어치울 수도 없고 이렇게 저렇게 시간만 무의미하게 지나갔다. 생각하면 내 처지가 서럽기도 하고 구슬프다 못해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나는 기도를 했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 처음에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만해도 내가 왜 글을 써야하는지 무슨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왜 작가인지 왜 작가로 살아가야만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문학은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시편이 그렇고 예레미야 애가서가 그렇고 아가서가 그러며 예수님의 모든 말씀은 비유로 되어 있는 은유의 바다이지요. 이렇게 더 좋은 글이 인류의 역사상 어디 있나요? 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문학을 배우고 익히며 이 것이 제 사명이라면 성경을 신의 문학, 신의 문법으로 만들어 좀 더 세상 사람들이 가까이 올 수 있게 하겠습니다. 내 평생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시어를 찾아 시를 쓰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성시를 쓰며 사도 바울의 서신 서를 비롯한 성경을 정신구원의 바탕과 문학바탕으로 아주 믿음의 긍정적인 글을 쓰겠습니다. 그러하오니 제 마음의 소원을 들으사 꼭 성경책을 주시옵소서.” 그러던 어느 날 병원 직원들 중에 누가 교회를 다닐까? 생각하다가 조 정희 간호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뜬금 없이 간호사실에 들어가 다짜고짜 간호사님! 성경책은 없나요? 병원에 성경책은 없나요?” 하고 물었고 내 말을 들은 조 정희 간호사는 그 특유의 미소 뭐라고 할까? 빙그레도 아니고 방그레도 아니고 벙글벙글도 아니고 아무튼, 뭐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좋은 모습에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를 따라 흔쾌히 말했다. 글쎄요. 성경책은 병원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두 개나 있는데 하나 갖다 드릴게요.” 여전히 그 독특하면서도 개성이랄까? 고유적 산 개성이랄까? 그래 신의 미소라 해두자. 그렇게 며칠이 조정희 간호사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투약하러 방에 들어와서는 불쑥 내민다. 성경책이었다. 이렇게 고마울 때가 참말로 정말로 은인을 만났다.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를 만났다. 무엇보다 내 마음과 합한 선물이었기에 더 좋았다. 보통 사람들은 선물하면 새것을 생각한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하나같이 모두가 그렇다. 하지만 조정희 간호사는 달랐다. 그 언젠가 아주 작은 선물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가 물었다. “뭐가 가지고 싶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물음에 마음이 먹먹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알아서 해.”했더니 어디를 오고 갈 때마다 성경 말씀을 들으라면서 포켓용 카세트를 사주었다. 그런데 그 선물을 받아서 아무리 보고 또 바라보아도 정이 가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녀의 손때 묻은 손수건을 원했었다. 그래서 은근히 그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며 냄새를 맡곤 했었다. 내가 진정 원했던 것은 뭐라고 할까? 그 사람의 삶이 묻어나는 무엇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정희 간호사의 손때 묻은 성경책은 정말 이후에도 이전에도 없을 법한 아주 정말 고귀한 선물이었다. 이것을 나는 내 마음에 합한다고 말한다. 꺼져가는 내 꿈의 씨앗을 살려주고 지켜준 아주 고마운 사람이다. 여자의 힘으로 어떻게 가지고 왔는지 한 보따리 신앙 서적과 그 외의 서적을 수북하게 바리바리 싸서 왔다. “같이 나누어 보면 좋잖아.” 하면서 말이다. 그 사람에게 삶의 향기가 난다는 것을 정말 좋은 것이다.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지금도 성경책을 보노라면 감동이 있어 좋고 언제나 두고두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향기를 꺼내어 본다는 것이다. 나는 조정희 간호사로부터 꿈과 삶의 향기를 이어받은 듯하다. 사람 살아가는 행복이 이런 것일 것이다. 작은 것으로부터 크게 주어지는 비밀의 통로가 있다는 것 말이다. 남에게 없는 꿈 신의 문학, 신의 문법이 나에게는 넉살 좋게 있다. 이제 내 마음이 편하다. 그렇게 혼자 앓는 이를 가지고 끙끙대며 잠 못 이루고 하나님을 원망할 뻔했던 꿈을 향한 내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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