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서천에서
海月 정선규
영롱한 오후의 햇살을 넌지시 접어 던져 배 띄웠다
주옥같은 돌맞이에 돌돌 장애물을 넘실 넘을 때면
너울 위에 빛줄기 허리띠가 주르르 풀어져 주름 잡아내며
스무 고개 문제풀이를 넘고 넘어 쫑알쫑알 낱알을 싣고 떠난다
반짝반짝 서린 듯이 박힌 오전 햇살을 줄기차게 씻으며
여울에 삭혀 짙어가는 송이송이 사랑방에서 아롱다롱 비치는
여울을 바꾸어 입고
물방울 같은 다이아몬드 심히 아름다움에 묻혀 씻은 듯이 흘러간다
영주의 서천은 하늘에서 바라보는 용의 틀을 뒤집어쓰고
도도하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