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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843
등록일:
2012-12-04
막내
海月 정선규
막내의 밥 먹는
손놀림에서 무딘 연필심으로
꾹꾹 힘주어 눌러 쓰듯
무던하므로 눈이 부신다
하얀 겨울 눈이 한 너울 한 너울
아롱다롱 아기 옷에 붙은 단추가
떨어지듯이 그칠 줄 모르고
흙을 따라가는 것을 보니
어느 중복 날 땡볕 아래 백 원어치의
값어치를 얻기 위해
단돈 오백 원하는 작은 물 한 병조차도
돈이 아까워 마른침만 모아 꾸역꾸역 삼키는
내 그 모습으로 다가서고 말았다
어느 해
7월 땡볕이 이글이글 이글대로 이글어
마른 부침개 찢듯 쩍쩍 갈라지던 열풍기 아래
그 산비탈 콩밭에서 쉬지 않고
물수건 하나를 목에 둘렀다.
머리에 썼다 하며
부지런히 호미 자루를 놀리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그래 우리 막내 상연아!
늘 오늘처럼 아니 항상 쉴 줄 모르는
미련퉁이 같은 네 성품만 같아라
그러면 인생은 네 밥이 되리라
<BR><!-- -->막내 <BR>海月 정선규 <BR><BR>막내의 밥 먹는 <BR>손놀림에서 무딘 연필심으로 <BR>꾹꾹 힘주어 눌러 쓰듯 <BR>무던하므로 눈이 부신다 <BR>하얀 겨울 눈이 한 너울 한 너울 <BR>아롱다롱 아기 옷에 붙은 단추가 <BR>떨어지듯이 그칠 줄 모르고 <BR>흙을 따라가는 것을 보니 <BR><BR>어느 중복 날 땡볕 아래 백 원어치의 <BR>값어치를 얻기 위해 <BR>단돈 오백 원하는 작은 물 한 병조차도 <BR>돈이 아까워 마른침만 모아 꾸역꾸역 삼키는 <BR>내 그 모습으로 다가서고 말았다 <BR><BR>어느 해 <BR>7월 땡볕이 이글이글 이글대로 이글어<BR>마른 부침개 찢듯 쩍쩍 갈라지던 열풍기 아래 <BR>그 산비탈 콩밭에서 쉬지 않고 <BR>물수건 하나를 목에 둘렀다. <BR>머리에 썼다 하며 <BR>부지런히 호미 자루를 놀리시던 <BR>어머니 생각이 난다 <BR><BR>그래 우리 막내 상연아! <BR>늘 오늘처럼 아니 항상 쉴 줄 모르는 <BR>미련퉁이 같은 네 성품만 같아라 <BR>그러면 인생은 네 밥이 되리라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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