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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그 남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804 등록일: 2012-11-19
그 남자
海月 정선규

오늘도 바지런하다
점심을 뭐로 먹을까?
김치찌개
음! 아니야
이렇게 추운 날 따끈따끈한
동태찌개가 그만이지
하지만
김치찌개보다 동태찌개가
더 비싼 걸
하긴 그렇긴 한데
그래도
입에서 동태찌개가 더 당기는 걸
어떻게 하지
어디 보자
주머니에 지금 얼마가 있지
이런! 겨우 돈 만 원인걸
그래 그럼
집에 돌아갈 버스비가 부족한데
그래 사브작사브작 운동 삼아 걸으며
발아래 낙엽에서 바스락바스락 깨어나는
그 비스킷을 곱씹어 걸어나 볼까
아 참! 오늘 날씨가 장난이 아니게 춥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네
이제 어떻게 될까?
그래 바로 그거야
동생한테 전화해서 집 앞으로
택시비 가지고 나오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택시 타고 가면 된다

아따! 그 남자 유심히 살펴보니
순전히 일상에 산수 스타일이다
뭘 그렇게 더했다. 빼고
곱하려다 나누면서
왜 그렇게 머리 아리게 살까?
우왕좌왕하는 듯
변덕이 죽 끓는 듯하다니
과연 끝없이 까도 까도 나오는
일상을 알맹이처럼 낳는 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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