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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교통사고 났어요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000 등록일: 2012-11-07
교통사고 났어요

봄볕이 알알이 햇살에 맺히니
더할 나위 없이 포근한 날입니다
금쪽같은 노란 개나리는 노르스름한 미소를 당겨
유혹하고 붉은 진달래는 홍조가 길들어
언제 어떻게 넘칠 줄 모르는 불안감에 한 번쯤은
너는 언제 가니?
물어보고 싶은 궁금증을 유발해 잠 못 드는 밤
깊은 사색으로 잠길 수 있는 배려 아닌 배려를 합니다
봄이면 늘 제일 먼저 생각나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바로 자전거 타는 것입니다
겨우내 추워서 타지고 못하고 그냥 창고에 들여놓았던
자전거를 꺼내어 하상도로를 달리고 싶은 안달 감에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고 역마살이 끼어들어 온 듯이
허겁지겁 먼지가 하얀 자전거를 꺼내어 타곤 합니다
이날에도 그렇게 숨죽이고 말 죽여가면서
봄이 오면 자전거 타야지 하고 기다렸던 설레는
마음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았습니다
집 앞의 도롯가를 거슬러 달리다 보니
노란 개나리가 내게 말하기를
"나리! 나리! 사람 나리! 어디 가세요
나 좀 잠깐 보세요."
하는지라 어느 한순간 한눈팔고 달리는데
웬 자전거 한 대가 주책없다면 노인네 같으니 젊은 사람이
어찌 이리 눈치가 없이
예의 없이 불쑥 나타나는 결에 그만 잘못된 뽀뽀로 인하여
입은 삐뚤어지고 가눌 수 없이
흔들리는 몸은 땅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순간 앞뒤 볼것도 없이 화가난 것인지 놀란 것인지
소리질렀습니다
"뭐야"
하고 바라보니 아가씨가 얼른 입에 침을 발라 말했습니다
"아저씨 요즘 봄이라서 바람이 불잖아요
바람결에 제가 유수같이 흘러 이렇게 교통사고가 난것 같아요
개똥도 쓸려고 찾으면 없다고 이럴 때 돌부리 하나만 있었어도
안그래요. 아저씨"
코에 잔뜩 힘을 주었는지 맹맹한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바람은 물처럼 흐르는데 왜 사람은 바람 위로 뜨지 못하는가?"
그날 바람에 의미를 찾느라 국어사전을 다 뒤져 보았지만
없었습니다
다만 다음부터 조심하는 것이 최고라는 결론을 남긴 채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미결사건으로 남아있습니다
왜냐하면 건승을 빌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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