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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그날의 오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018 등록일: 2010-10-08
그날의 오해

나는 기독교 신자인지라 학창시절부터 교회를 다녔다
고향인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모 교회에서 학생회장을 했었다
그런데 그때 언젠가부터 저를 비롯하여 공부하며 예배드린다고
모이면 밤늦게까지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공부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한 번 모이면 모두가 헤어지지 못하고 늘 함께 몰려다녔다
낮에 만나면 밤이 늦도록 함께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영 모네 집에 가서
놀다가 일부는 새벽에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대부분
남아서 자곤 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모님은 자식들이 교회 다니는 것을
대부분 싫어하셨는데 교회 갈 때면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고
거짓말하고 나오는가 하면 친구네 집에 간다고 나왔다
그리고는 새벽에 들어가 자곤 했다
그러니 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으리라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지냈다
토요일이면 학생회 예배가 있고
일요일이면 대 예배가 있어 나는 늘 학생들 데리러
집으로 가서 집 앞에서 부르곤 했다
내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병찬이(가명)아버지는
이런 우리를 모른 척하시며 꾸준히 지켜보시고 계셨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그날도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서 나와
공터에 모여 두런두런 이러쿵저러쿵 교회 이야기에 친구들 이야기에
묻혀 있다 늦은 밤같이 교회 다니던 여학생 방을 빌렸다
자신은 옆집에서 자취하는 친구한테 가서 잘 테니 오빠들끼리
놀라면서 열쇠만 맡기고 자리를 떴다
우리는 여느 때처럼 옹기종이 방에 모여 앉아 때가 늦가을인지라
이불을 서로 끌어당겨 덮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누군가 가슴이 뜀박질하듯 심하게 문을 두들겼다
우리는 누구야 하고 안에서 소리쳤고
밖에서는 계속 문을 두드리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 열어. 문 열어"
우리는 어리둥절했지만
내 옆에 앉아 있던 병찬이(가명)가 말했다
"우리 아버지 목소린데"
말하며 우리 얼굴을 바라보았다
밖에서 계속 문 열라는 추궁에 못 이겨 우리는 문 열었다
그러자 병찬이(가명) 아버지가 들이닥쳐 내 멱살을 잡고는
때릴 듯이 덤볐다
"네가 학생회장이냐 응 네가 학생회장이야
학생보고 교회나 가자고 불러서 술 처먹어"
순간 모두 얼었다
술 여기에서 누구도 술을 사오거나 마신 사람은 없었다
"안 마셨어요" 하고 내가 말하자
더 화를 내면서 나를 마구 흔들었다
나는 다시 말했다
"정말 몰라요 안 마셨어요"
그러자 병찬이(가명) 아버지가 말했다
"밖에 술병이 있는데 안 마셔"
신발을 신은 채로 방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은 말렸고 주위는 떠들썩했다
아무튼 그날 밤의 소동은 여기에서 일단락되었고
그 이튿날 집에 들어가 아침밥 먹고 있는데
밖에서 소란스러웠다
병찬이(가명) 아버지가 우리 집에 쫓아와
삿대질을 하며 아들 단속 잘하라고 어린 학생들
데리고 다니면서 술 먹는 게 저게 학생회장이냐고
소리를 지르며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아무튼 이 일로 부모님께서는 나를 좋게 타이르시고
넘어가셨다
하지만 교회가 있는 동네에 내가 교회나 가자고 학생들을 불러
술 먹인다고 소문이 퍼져서 집사님 권사님 귀에까지 들어가서
나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되었다
그 후 모든 동네 사람들은
나를 벌레 보듯 했으며 멱살을 잡거나 욕을 하고
그 동네에서 쫓아내며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혹은 우리 동네에 들어오지 말라며 협박하거나
비웃고 때리는 시늉을 하며 지나갔다
특히 그 당시 담임 전도사님은 논산으로 부임해가시고
다른 담임 전도사님이 부임해 오셨는데 이 사건을 들으시고는
난감해하셨다
하지만 나를 감싸시느라 동네 사람들에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셔야만 했다
모두가 나의 적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유독 평소에 말이 그렇게 없으시던 교회 옆에 사시던
서 집사님 시아버지만 내 편이었다
그분은 나를 볼 때마다 말씀하셨다
"다 그렇게 크는 거야 나는 너를 믿는다." 하시며 웃으셨다
나는 상황이 극도로 나빠져서 교회에도 나가지 못하고
일단 이모네 집으로 피신하여 거기에서 가까운 교회를 담임하시던
아는 목사님 교회 부흥회에 참석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 후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직장을 찾아 경주로 떠나 직장생활을 하던 중
가끔 집 생각이 나면 고향 집을 찾았다
그러던 중 소식을 들었다
그해 크리스마스 행사 프로그램에
중창이 들어갔고 우리는 곡을 선정해야만 했다
그때 실로암을 내가 선정했었는데
죽어도 저는 어려워서 못 부른다고 눈물을 글썽였던 녀석
도성이(가명)가 교통사고로 충남대학병원에 입원해있는데
중태라 의식을 모두 잃고 중환자실에 있다고 했다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부모님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면서도
충남대학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의식불명으로 누워 있으니 아무 말도 할 수도 없고
그저 물끄러미 얼굴만 바라보다 나왔다
기분이 몹시 씁쓸했다
그저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다가오며 아는 척을 했다
고개 돌려 보니 정식이 매형이었다
그때 당시 그 사건이 있을 때
기정이 아버지의 말만 일방적으로 신뢰하여
나를 그렇게 미워 하다못해 나만 보면 달려와 교회 앞에 있는
나를 멱살을 잡고 눈을 부라리며 심지어 때리려고까지 했던
정식이(가명) 아버지가 어제 집에서 쓰러져 충남대학병원으로 실려와
입원해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난감했다
호랑이 굴에 머리 디미는 격이 아닌가
갈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
정식이 부모님을 봐서 못 가더라고도
정식이 매형 얼굴을 봐서라도 가야겠다 싶어
따라서 병실로 들어가니
이게 웬일인가.
아주 난리가 날 줄 알았더니
침대에 누워 있다 날 보시더니 벌떡 일어나 앉으시며
"네가 여기 웬일이냐 어떻게 알고. 왔어"
하시며 반겨주셨고 정식이(가명) 어머니도 놀라서
"네가 어떻게 왔어."
아주 부드럽게 반겨주셨다
몸이 뼈만 남아 깡말라 있었다
병세가 심각해 보였다
힘들게 말씀하셨다
내 눈을 보시며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시는데 눈물이 글썽이셨다
나도 눈물이 났다
그렇게 우리는 풀었다
그리고 그 이튿날 비보가 들렸다
돌아가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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