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분에게 연락이 왔다 모처럼 얼굴도 볼 겸 만나서 식사나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벌써 그분의 얼굴을 뵌 지도 까마득하게 3년이 지나는지라 매우 반갑기도 하고 요즘처럼 힘들 때 그분의 말씀도 들을 겸 얼른 "알겠습니다." 꿀떡 같이 대답해놓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 나가서 보니 감나무가 든 이라는 조용한 음식점이었다 감나무라는 말에 고향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얼마나 친밀감이 가고 고향 집 감나무 생각이 나든지 마음이 절로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고 고향 하늘 쪽을 바라보면서 내 고향 3월에는 진달래 개나리가 꽃물 오르겠구나 밀려오는 그리움으로 눈시울 뜨거워진다 싶은데 얼핏 다른 음식점 간판이 보였다 옥이네! 가든, 이모네 가든 나는 중얼거렸다 "가든도 많네. 가든, 오든, 말든, 세 든 가게 정말 좋다." 귀신 볍씨 까먹는 소리 하면서 감나무 가든으로 들어서자 그분은 이미 나와 있었고 나를 보자 얼른 일어나면서까지 아주 반갑게 맞아주셨다 갈비탕 두 개 시켜놓고 내 얼굴을 보신 그분은 먼저 말씀하셨다 "자네 어쩌다 불쑥 한 마디씩 던지는 말이 참 재미있고 웃긴다는 것 아나." 이 말을 듣자니 들어오면서 보았던 음식점 간판들이 떠올랐고 나는 말했다 "선생님 지금 여기오면서 보니까 음식점이 옥구슬 꿰듯 즐비한 것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감나무 가든 옥이네! 가든 이모네! 가든 감나무에 가든 옥이네에 가든 이모네에 가든 그것은 각자의 자유이지만 주인들은 손님이 오든 말든 하면 안 되겠다 싶습니다" 선생님은 웃으시면서 "자네는 말이야 늘 찻잔을 달고 다니는 그런 사람이야 무슨 말인지 아나? 차를 타듯 말을 잘 섞는단 말이야." 하시며 웃으시는 것이었다 아무리 재미없는 말이라도 한결같이 잘 들어주시는 그분이 있어 오늘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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