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영혼의 추적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020 등록일: 2012-07-22
영혼의 추적
海月 정선규

오늘은 오직 잠에만 취해 있고 싶다
노을 향처럼 내 영혼에 이미 오래전에 빼곡히 배여
염려의 고향이 되어버린 모든 근심. 걱정 그리고 한순간
소나기처럼 내리더니 지나가는 기쁨에 즐거움으로
다 채울 수 없는 현실에 두 눈을 감고 지그시 무엇인가
새로운 꿈을 꾸며 나오고 싶다
꿈 마중이라
그동안 알게 모르게 염려하는 생활에 깊이 찌들었던
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듯 현실을 거두어 잠의 장막으로
끌어들인다
얼마를 잤을까?
켜 놓았던 텔레비전조차도 끄는 것을 잊었던지
달리는 자동차가 시뻘건 화염에 휩싸여 요란하게 폭발하는 소리가
아득한 창가의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를 지나고 있다
다시 현실의 창을 무거운 눈꺼풀 사이로 끼워 넣고 잠에 취한다
그리고 또 얼마나 잤을까?
밖에서 창문을 우두둑 두드리는 소리에 참에 침몰했던 내 눈동자가
물 밑에서 배롱배롱 떠올랐고 나는 비 내리는가 하는 마음을 가슴에
끌어안고 그만 눈을 감아버렸다
또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떠 보니 아침이 밝았다
잠자는 동안 그렇게 세 번을 깨고 자는 동안
나는 세상 밖에 있었는지 세상 안에 있었는지
육체 밖에 있었는지 육체 안에 있었는지
비몽사몽 알 수가 없었다
그 언제든가 누군가 내게 말했었다
잔뜩 술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거리에 쓰러져 잠을 자고 있는데
누가 자신의 몸을 밝고 넘어가면서
뼈마디를 맞추듯 온통 뼈마디가 톡톡 소리를 내더라는 것이다
눈을 떠 보니
비는 내리고 가로 등불을 추적추적 적시는 거리에 자신이 누워 있는 게 아니겠는가.
아뿔싸 정신을 차리고 얼른 비 피할 곳을 찾다가 앞에 보이는 지하철에 들어 졸다가
마저 다 풀지 못한 술기운에 밀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르르 잠이 들었고
그렇게 시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춥더란다
그래서
그는 다시 지하도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 것을 하는 마음에 한적한 공원 벤치에 몸을 눕히고
마저 자던 잠을 재촉해 아침에 눈을 떴는데
노숙하는 사람이 떠오더라는 것이다
거리에서 공원에서 잠을 자다가 비가 내리면 깐 신문지를 들고
지하철로 잠자리를 옮겨 잘만하다 싶을 때 지하철 문은 열리는 열리고
여지없이 설 잠을 깨어버리고
밖으로 나와야 하는 고달픈 여정의 한 가닥으로 어렴풋이
매달려오더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앞일과 같은 느낌에 마치 신의 예언처럼 받았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은 잠정적이기에 고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쩌면 세상은 우리에게 잠을 주지 않는 괴물인지도 모른다 
결코, 삶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뿐 자유를 주지 않는다.
댓글 : 0
이전글 화났어요
다음글 어그 사태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762 거미줄 정선규 0 12371 2012-08-05
761 수필 든 타령 정선규 0 12283 2012-08-05
760 자유글마당 아버님 정선규 0 12346 2012-08-05
759 수필 고물시계 정선규 0 12144 2012-08-05
758 수필 영혼의 초대 정선규 0 11649 2012-07-29
757 밥 짓는 형님 정선규 0 12098 2012-07-29
756 수필 모이는 사람들 정선규 0 11301 2012-07-29
755 자유글마당 입이 궁금할 때 정선규 0 11234 2012-07-22
754 자유글마당 바뀐 이름 정선규 0 11932 2012-07-22
753 자유글마당 화났어요 정선규 0 12182 2012-07-22
수필 영혼의 추적 정선규 0 12021 2012-07-22
751 수필 어그 사태 정선규 0 12502 2012-07-13
750 담벼락에 담쟁이 정선규 0 12642 2012-07-08
749 수필 사과 정선규 0 12241 2012-07-02
748 자유글마당 알토란 정선규 0 11950 2012-07-02
61 | 62 | 63 | 64 | 65 | 66 | 67 | 68 | 69 | 7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