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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담벼락에 담쟁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733 등록일: 2012-07-08

담벼락에 담쟁이
海月 정선규

꼬깃꼬깃 주름잡는
새순을 타고
흔들리는 시골 길에
달구지가 달리듯
담벼락에 몸을 붙인 채 스쳐 가는데
채찍에 맞은 붉은 상처 자국만
돈독한 군락이 된다
이는 바람에 톡 쏘는 침을 맞고
살 떨리는 그 어떤 감흥에 겨워
옹알옹알 피어오르는 늪에 빠져
힘껏 담벼락을 끌어안으며 질곡에
신음을 토한다
이제 겨울에서 봄은 오리라
희망을 반대편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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