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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불법 철거업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246 등록일: 2012-06-07
불법 철거업자
집에 있는데 밖에서 아주 소란스러운 공해가 밀려들어와
또 누가 싸우나 싶은 마음에 창문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어느 젊은이 둘이 몸싸움을 하고 있었지요
그때 바로 그때였습니다
한 젊은이가 상대방의 팔을 글쎄
한 180도가량이라면 맞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아무튼 제 눈짐작으로 그 정도였지 싶습니다
힘차게 비틀었는데
아슬아슬한 아주 허름한 소리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그러자 팔을 비틀린 이 친구가 급하게 아주 급하게
휙 하고 말을 한마디로 힘있게 던졌지요
"아. 아~~~ 너 내 팔에서 철거하는 소리 났어 가만 안 둬"
이 말에 팔 비틀었던 젊은이 갑자기 말 같지도 않은 말에
팔을 놓고는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하고는 콧방귀를 뀌었지요
그러자 "분명히 철거하는 소리 들렸어 두둑하고 내 팔 철거하는 소리가
들렸단 말이야 너 직업이 불법 철거업자야 맞아?"
그제야 무슨 말이지 깨달은 상대방 젊은이가 크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했지요
"야 네 팔 철거해서 뭐하냐 착각하지마 난 판로 없는 사업은 안 한다."
하고는 얼른 자리를 피해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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