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문학, 신의 문법 7 창세기 3장 13절~24절까지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창세기 3장 13절) 여호와 하나님은 물으시고 여자는 대답하고 하나님의 물음과 여자의 대답이 맞물려 쫓고 쫓기는 듯한 것이 어떻게 보면 엇갈리는 반대말의 조화로 삐걱거리는 대문소리처럼 잘 어우러져 뜨거운 도가니 속에서 끓어오르는 듯하다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하면서도 묵직하고 아주 큰 무거운 망치를 연상시켜 주듯 잠시 침묵이 칸막이처럼 내려앉는 것에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하시니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여자는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하는 변명을 얼음 위에 공을 굴리듯 아주 부드럽게 미끄러져 흩어지는 듯한 또 하나의 묘사로 그려내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을지니라 (창세기 3장 14절)
여자를 중심으로 선악과 열매를 따 먹은 사건의 전개에서 여자 그리고 드디어 뱀으로 옮겨가는 하나님의 추궁은 마치 호박과 같은 덩굴식물이 땅을 기어가는 듯한 텃밭의 서정을 불러일으켜 주면서 뱀에게서 뻗어나오는 죄의 생태와 함께 하나님의 무서운 저주 또한 살아 있는 생물의 운동력으로 사건의 발단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까지도 주옥같이 다 꿰어 나가고 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창세기 3장 15절) 하나님이 뱀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뱀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뱀에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뱀은 여자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셨는데 원수의 관계가 참으로 묘하다 뱀의 머리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 공략이라 뱀은 왜 여자 후손의 발꿈치를 물어야 할까? 뱀은 땅을 기어 다니기 때문에 수풀 속이나 나무 아래 혹은 밭이나 논에서 엎드려 있으면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아 산이나 들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밟힐 수밖에 없고 밟힌 뱀은 사람을 물기 마련이며 사람을 물고 난 뒤 무슨 이유에서인지 뱀은 반드시 흙을 먹는다고 한다 여자 후손의 발꿈치와 뱀의 머리를 놓고 싸워야 하는 운명 앞에 문학은 절묘하다, 빼어나다, 비켜가고 싶다, 세상에 이런 일이, 소스라치게 놀라다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신의 싸움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정말 신은 뜻은 어디에 있는가? 신의 일, 등 많은 신의 찬양의 언어가 문학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해산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창세기 3장 16절)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또 뭔가 알 수 없는 말이 고드름 떨어지듯 아스라한 절묘함의 끝에 긴장감으로 조여들어 온다 내가 네게 해산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말이 길어지면서 또한 듣는 사람의 긴장감을 최대한 고조시킨다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비집고 고드름 같은 긴장으로 얼어붙는다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여자는 왜 남편을 원하는 것일까? 아니 어떻게 원하게 될까? 그것은 여자보다 강한 남자가 연약한 여자를 포옹하고 보호하며 다시는 악에 빠지지 않도록 잘 보살펴 주며 의지가 되어주며 잘 살라는 하나님의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의 배려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여자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리는 부부의 관계가 성립된 것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남자의 갈빗대를 취하여 만든 여자는 곧 남자의 치명적인 상처이며 그 갈빗대에 대한 남자의 책임인 아닐까 싶다.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창세기 3장 17절)
아담에게 이르시되 급기야 하나님은 아담에게 다가와 말씀하시기를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 열매를 먹었은 즉 즉 하고 휘돌아 흐르는 물처럼 언어를 꺾어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처럼 지은 죄를 일러주고 아담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을 말씀하신다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하신다 땅은 아담 때문에 저주를 받고 아담은 그의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게 되니 죄의 영역에서 나는 것으로 식물을 삼는 듯한 씁쓰름함을 맛보고 말게 된다.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창세기 3장 18절~19절)
너는 흙으로 만들어졌으니 땅은 너에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며 했다 역시 땅의 밭에서 나는 것이 채소인즉 그는 그 죄의 삯을 땅에 지급하듯 하고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 먹으리니 평생에 얼굴에 땀을 흘리며 먹고 살다가 흙에서 취함을 입었은즉 떠나온 고향을 찾아 다시 돌아가듯 하신 말씀에서 흙에서 취하였다 함은 흙에서 나온 듯하면서도 흙이 사람의 육체가 되었다니 마치 옷처럼 입혀진 듯한 환상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렇다면 사람이 흙을 입었다면 그 흙 속에는 또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는 환상적인 생각들이 자꾸만 꼬리에 꼬리를 물어온다. 아담이 그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됨이니라 (창세기 3장 20절)
비가 온 후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모든 고통을 그림자처럼 동반하여 살아가야 할 여자의 일생이 그려진다 인생은 고난이라 했으니 이 얼마나 험난하고 힘든 길이겠는가 여자의 숙명이 삶에 굴레처럼 머리 위에 무거운 돌로 왕관처럼 씌워진 채 밤낮으로 짓눌리는 듯하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창세기 3장 21절)
이건 내 개인적인 문학적 표현이긴 하지만 왠지 영혼과 육체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의 부끄러운 치부를 가려 감추고 살아가야만 할 또 하나의 멍에를 맨 듯 또한 우리의 삶이 한층 더 두꺼워지는 듯한 기분으로 침 노를 당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창세기 3장 22절)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아담과 하와를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주는 듯한 말씀으로 들리면서 왠지 어딘지 모르게 부드럽게 말꼬리를 길게 끌어올리시는 듯 부드럽게 책망하시는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하면서 아담과 하와를 제외한 그 어떤 또 다른 제3의 존재들에게 선 악을 아는 일에 대한 결과를 엄중하게 경고하는 것처럼 사무적으로 들리기도 하다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 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이런 생각을 한다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선악과 열매를 보면 생명 나무 열매는 보면 볼수록 꼭 영원히 살 것만 같은 꿈과 소망을 묵시적으로 던져주는 듯 보인다 어쩌면 하나님은 이런 생명 나무의 유혹에 사람이 빠져 따먹을까 봐 염려하시는지도 모르겠다.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 (창세기 3장 23절)
흙으로 만들어진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셨다는데 어쩌면 하나님은 아담이 자신의 근본인 땅을 갈면서 인생의 고난이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게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동 쪽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불 칼을 두어 생명 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 (창세기 3장 24절)
에덴동산 동쪽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에 싸인 칼이 생명 나무 길을 지키는 불 칼을 떠올리면 밤낮이 없이 화염을 발산하며 에덴동산의 문지기가 되어 주마등처럼 비추는 신비감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에덴동산에 많은 비밀이 그대로 묻혀 있는 듯한 적막감이 쓸쓸하게 생성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에덴동산 아니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에덴동산을 바라보노라니 먼 훗날 다시 돌아갈 고향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먼 그 옛날의 빛바랜 추억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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