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가 되는 나루터에 넘실넘실 하늘로 들릴 듯 뱃길이 열린다 다들, 다들, 어디를 여리게 가시나 세상에서 오라는 곳은 없어도 알아차리고 갈 곳은 많다네 내 인생에 남은 것이라고는 배꼽시계 자지러지게 울리는 낡은 배 한 척인지라 김치, 깍두기, 콩나물, 시금치, 고등어 들어온다기에 시 금 털털한 쭉정이 흩날리는 홀아비 향기 달래도 보고 내 등 뒤에 돌아갈 집 없는 내 이웃사촌 만나 뽀드득뽀드득 게걸스럽게 부서져 내리는 쌀집에 배 채우는 선장으로 간다네
어이! 김씨! 여기 앉아 그런데 오씨가 안 보이네 참! 이상하다 다 된 저녁 시간에 어디를 갔을까 혹여 없는 자가 가위에 눌린 것은 아닐지 파릇파릇 돋는 궁금증에도 집도 절도 없어 전화는 안 돼 무거운 침묵만 온몸을 짓누르고 무심결에 뒤척이는 발 도장만 어지러이 벌여 놓은 채 새록새록 숨죽여 들어오는 씨름만 번질난 것이 정말 농토를 일구며 살아갈 집 한 채 주지 않는 게걸스러운 삶에서 오젓으로 삭히는 비상구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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