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장은 조사 운영에서 아주 빼어난 작품이다 *조사란? 명사 [언어] 체언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품사. 크게 격 조사, 접속 조사, 보조사로 나눈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창세기 2장 1절)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 천지와 만물을 합쳐서 하나가 되는 일을 해낸 듯한 흘러넘치는 느낌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조가 와, 이가 운치를 더해주는 운율을 줌으로써 천지와 만물을 다 이루는 일을 해놓고 어디론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듯한 황홀감을 더해 준다.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창세기 2장 2절)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이날에, 안식하셨음이더라 (창세기 2장 3절) 여호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때에 천지의 창조된 대략이 이러하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경작할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창세기 2장 4~ 5절)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 (창세기 2장 6절)
이하 생략 뼈와 뼈 사이에서 일어라는 관절의 운동처럼 글 마디 마디에 끼인 조사가 있어 손전화 멋울림처럼 통화연결 음을 내고 있다 이 조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생태적인 글이 어디로 뻗을 수 있을지 무엇을 어떻게 감명 깊게 감동을 잦아내어 독자에게 전달할지가 결정된다 위의 창세기 2장 2절의 경우처럼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에서 조사 의를 쓰지 않고 이를 썼다면 뜻은 이렇게 달라진다 의는 왠지 초점에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나님에게 지으시던 일이 접붙임을 당하는 듯한 서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하나님이 하고 썼다면 하나님 자신이 직접 지으시던 일이라는 서정으로 돌아서게 된다 여기에서 서정이라는 것은 그림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그림은 곧 언어라는 뜻이다 또한 하나님에 라고 썼다면 하나님께 속하여 지으시던 일이라는 서정으로 돌아서게 된다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에서 이를 쓰지 않고 일곱째 날에 이를 때에 마치니 하고 썼다면 서정은 확 달라진다 일곱째 날이 하면 일곱째 되는 날이 되었을 때에 라고 해석이 되지만 일곱째 날에 하고 썼다면 일곱째 날 그날이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조사의 운영은 글을 씀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이뿐 아니라 조사마다 물꼬를 트듯 말과 말이 가지를 쭉 뻗어 나가듯 사연 있는 곡절을 이루며 때로는 반전이 되기도 하고 갈아엎기도 하고 이어주기도 하고 접붙이기도 하고 쉼표가 되기도 하고 절정이 되기도 하고 확인 점이 되기도 하고 리듬과 디딤돌이 되기도 하며 절도 있는 행동이 되기도 하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기도 하고 고리처럼 끼워지기도 하고 연결선이 되기도 하고 흘림이 되기도 하고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기도 하고 덧붙이기도 하고 전환하기도 하고 간절한 여운으로 깃들기도 한다. ~ 며를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끊지 못하고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오랫동안 가지고 갈듯한 갈증 인다 ~ 에를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에 반하거나 대치하여 상황을 뒤집을 듯한 현상으로 비친다 ~ 를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앞세워 놓고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끝으로 끌고 가는 듯한 지루함 또는 다시 부드럽게 이어지는 듯한 기분을 예시한다 ~ 의를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에서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도록 끌어안는 역할을 떠올리게 한다 ~ 은을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가 잠깐 사그라지는 듯했다가 돌연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에서 다시 살아나숨을 쉬는 듯한 쉼표가 된다 이를 좀 다르게 표현한다면 타박타박 건너가는 징검다리라 할까 ~ 고를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의 결정체를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에 넘겨주어 끝까지 잘 이루게 한다고나 할까 아니면 그 형상과 형태를 확실하게 나타내어주는 확인 점이라고나 할까 ~ 며 ~ 며를 쓴다면 앞에 나오는 수식어 속에서 뒤에 나오는 수식어를 끈질기게 물면서 반복하는 리듬으로 살아나는 듯한 메시지를 들려준다 ~ 듯을 쓴다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와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 사이에서 둘의 관계를 살짝 끊었다가 놀랍게도 경쾌하게 다시 살아나는 생동감으로 주어진다 ~ 듯이 쓴다면 앞에 나온 수식어를 중간에서 끊을 듯하다가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에서 다시 살짝 위로 추켜세우는 듯하거나 들어 올리는 듯한 형상처럼 보인다 ~ 을쓰면 앞에 나오는 수식어를 통하여 뒤에 나오는 수식어에 가서 무엇을 독자에게 경고 또는 권고하는 듯한 품새가 나온다. ~ 며, 면서를 쓰면 앞에 나오는 수식어에서 잔뜩 상황을 조였다가 뒤에 나오는 수식어에서 서서히 풀어놓는 듯한 서정으로 그려진다 ~ 도를 쓰면 앞에 나오는 수식어에서 그 일부를 떼어 뒤에 나오는 수식어에서 강조하거나 하나의 조건부처럼 덧붙이는 서정이다 ~ 에서를 쓰면 앞에서 나와 있는 수식어를 따라 뒤에 나오는 수식어는 아주 자연스럽게 앞에서 제시해주는 방향으로 모든 상황을 몰아가는 듯한 상황이다 ~ 이여를 쓰면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를 지나 뒤의 수식어에 가까워질수록 긴 여운으로 감돌아나오는 장면을 연출하거나 혹은 엿보게 된다 ~ 록을 쓰면 왠지 앞에서 나오는 수식어에서 튀어 오르는 언덕을 생각하게 되고 곡예사의 곡예를 보는 듯하기도 하고 모퉁이 돌 모서리를 가볍게 깎아내는 듯하기도 하다 그리고 하천의 둔 턱이나 부드러운 곡선미를 느끼는 듯 그렇게 산의 능선을 타고 오르는 듯 뒤에서 나오는 수식어에서 그 무엇을 가늠하게 한다 ~ 에게를 쓰면 시위를 떠난 쏜살이 날아가는 방향을 가리키는 듯하다.
* 조사의 운영은 사공이 노를 저어 강을 건너는 것과 같고 부드러운 자동창의 운전대와 같으며 수식어는 사건의 전개로 보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조사의 운영에 따라 은유가 퇴색하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하며 글이 밋밋하기도 하고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생태적인 요소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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