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골목길을 바라보노라면 까칠하게 짜릿한 내 일상의 골격을 타고 전류가 흐르는 듯하기도 하고 내 육체 안의 힘줄 또는 핏줄을 지나는 에너지 회로가 된 듯하다 말하자면 내 몸은 그들의 골목길인 셈이다 피와 힘을 동행하여 날마다 치르는 내 일상이라니 모든 세상 일은 내 몸으로 짜릿하게 흐르는 전류가 되어 인류를 밝히는 등대가 되는구나 싶은 마음으로 전해진다 저 골목길을 따라 내 품 안으로 빼곡히 차 들어오는 세상에 내 품 안에서 골목길을 따라 집을 나서는 세상을 바라다본다 세상은 어차피 나그넷길이라 했으니 어차피 언젠가는 내가 안고 가야 할 하나의 덕목과 같은 것이 아닐까? 뜻을 세워라, 길이 있다고 했든가? 그래,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아니 세상이 반드시 나를 속인다고 해도 그리할지라도 내가 지나가야 하는 길 어차피 육체의 골목을 지나 하늘길로 영원히 빠져나갈 길목으로 태인 몫인 것을 이왕에 사는 것 죽으면 죽으리라 그래 죽어도 좋다는 목적을 앞세워 꿈으로 일구어 살아가는 내가 되리라, 백성이 되리라 중얼거리며 내 삶에 두 가지 목적을 세우고 말았다 첫째 스스로 돕는 하늘이 나를 찾아오는 때의 일이고 둘째 스스로 돕는 하늘을 찾아 내가 돌아가는 때의 일이다 본래 길이란 보이지 않는 소망과 꿈을 현실 속으로 옮겨다 주는 현실이 아닐까 되새겨본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가는 길에 누군가 우연이든 필연이든 스쳐만 가도 빛나는 내 영광이 그에게 옮겨갈 수만 있다면 내 지금 가는 이 길은 참된 길이 아닐까 한다. 또 그가 나로 말미암아 빛이 되고 또 누군가가 그의 가는 길을 가만히 스쳐만 가도 그와 더불어 빛의 줄기가 되고 또한 가지를 뻗어 옆으로 옆으로 자꾸자꾸 생명으로 옮겨지리라 확신한다 지금도 우리 인생은 오늘이라는 길 위에서 태어나고 내일이라는 길 위에서 일생으로 보내고 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나그네가 세상을 찾아 깃들어오는 것이요 죽는다는 것은 이 세상 나그네의 삶에서 안식으로 스며들어 가는 것이 아니든가 어차피 삶에서 죽음으로 접근해가는 일이다 옛말에 내가 가지기에는 싫고 남 주기에는 아깝다고 했든가 그말은 길이 아니며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내가 선택한 길은 정신을 옮기는 일이다 안 좋은 것에서 좋은 것으로 나쁜 것에서 나쁘지 않을 것으로 그렇게 미끄러져 나가는 것이다 이제 세상은 나에게 외친다 길을 그대 품 안에, 길을 그대 품 안에 고뇌하는 자긍심을 내 영혼에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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