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르 까르르 유유히 자지러지게 웃는 그날의 바다는 아직도 우물쭈물하다 시물, 시물 아지랑이 고린내 날리는 이상야릇한 이야기에 취해 이보다 더 잔인할 수는 없다
그날에 도적 같은 무리의 띄워 보낸 어뢰에 폭음이 담긴 편지를 받은 죄로 갑판과 침실, 화장실과 식당에서 3월의 꽃잎처럼 차가운 바닷물에 떨어져 수제비 견디기 같은 신세가 되어 소금물에 간을 흠뻑 적시고 사근사근 육수가 우러날 시간까지 그렇게 진이 빠지도록 몸부림치다 지칠 때 뜸 들어오는 죽음의 문턱에서 영혼이 엇갈리는 전쟁을 치르고서야 산 자와 죽은 자는 아군과 적군 같은 이별을 했다
그래도, 그래도 한주호 준위는 희망을 불살라 태운 잿물로 뛰어들어 아직 살아 있을 누군가를 삶으로 옮기려다 의식 부재로 빛바랜 낙장이 되어 떨어지고 그나마 작은 생명의 등불을 밝히려 나갔던 아무 죄도 없는 금양호는 돌아오다 불현듯 침몰해 가족의 따듯한 마지막 배웅도 보지 못한 채 쓸쓸한 장례식만 풍겨놓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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