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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삶의 출구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434 등록일: 2012-03-12
삶의 출구
 海月 정선규

세월의 촉이 얼마나 빠르게 꽂히는지
벌써 10월의 첫날은 밝았다
그렇게 찌는 더위가 공중 권세를 잡고 기승을 부리더니
어느덧 여름에서 가을까지의 국경으로 가까워지니
내 몸에 모든 신경 조직이 더 세밀해지는가
탱탱하게 수축하여 피부를 당긴다
아직 조금은 여름의 여운이 짧게나마 남아 있는
가을의 문턱에서 대전 중동을 지나다 보니
가로수 플라타너스 아래 이름 모를 사내가
벤치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자는 모습은 조금 전
누군가 산책하러 나왔다가 깜빡하고 가지고 온 말굽자석을 잃어버리고
간 듯한 생각을 할 정도로 몸을 바짝 구푸린 채 새우잠을 자고 있다
내 마음 같으면 지금이라도 얼른 주워 주인을 쫓아가
돌려주고 싶은 불같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며
어느새 사는 것이 무엇일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이 용솟음으로 다가오며 대문 없는 집 같은
ㄷ이 삶의 돌파구처럼 떠올랐다
왜 이렇게 살까?
누가 이렇게 살고 싶을까?
하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그의 삶은 귀신의 권세에 눌린 듯
매인 듯 본의 아니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뻗쳤다
정말 운명이란 것이 있을까?
또 그 운명은 출구가 없는 생지옥과 같은 것일까? 
마치 ㅁ과 같은 감옥과 같은 것이겠는가?
그러고 보면 세종대왕은 우리의 인생을 다 알고 있었는가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들어올 정도로 한글이 우리의 모든 삶을 담고 있음에
하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그의 삶은 귀신의 권세에 눌린 듯
매인 듯 본의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뻗쳤다
정말 운명이란 것이 있을까?
또 그 운명은 출구가 없는 생지옥과 같은 것일까?
마치 ㅁ과 같은 감옥과 같은 것이겠는가?
그러고 보면 세종대왕은 우리의 인생을 다 알고 있었는가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들어올 정도로 한글이 우리의
모든 삶을 담고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ㄷ에 ㅏ를 선한 문지기로 세워놓고 보면
다 하는 말이 나오는데 또한 이를 그리할지라 도의 앞으로 보내면
다 그리할지라도 아무리 삶이 힘들고 어려울 지라의 상황을 부르는데
이에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다 잘 될 거야 하는
긍정의 결과로 이끌어낼 수 있다.
모음과 자음이 하나가 되게 만나 합일하니 곧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한글의 우수성이 돋보인다
아! 물론 모음과 자음을 선택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의 선택일 뿐이고 좋은 결과를 놓고 과정을 밝아나가면서
인내하고 참는 것은 나중 열매에 대한 자신의 극복이며
운명은 순응의 목적이 아니라 개척의 목적이라 여겨진다
오늘 동네에 나갔더니 대추나무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몸은 남 못지않게 건강했으나 파지를 모아 팔았던 것이 불행이었을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할아버지는 파지를 모아 팔았는데 달리 모아둘 장소가 없어
동네 한 귀퉁이 빈터를 빌려 쌓아놓았다. 파시곤 했는데
어린아이들의 불장난인지 아니면 담뱃불로 말미암은 화재인지
이것도 아니라면 동네를 지나가던 사람이 날씨가 추워 잠시 불을 피웠다
부주의로 태운 것인지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끊이지 않고
서너 번 불이 나면서 동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찾아가 한두 번도 아니고
다시는 그곳에 파지를 쌓아놓지 말라는 부탁을 간곡히 했고
그 후 할아버지는 실의에 빠져 일손을 놓고 술만 드시다가
살 소망을 잃었는지 자기네 집 뒤에 있는
대추나무에 목을 매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한글에 삶에 혼을 불어넣었다.
이제 더는, 이제 더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한글을 통해 세종대왕의 좋은 말에 좀 더 세밀하게
귀를 기울였다면 부정의 문장을 받아들이는 선택보다는
하늘도 언젠가는 고생하는 나를 보고
이젠 그만 됐다 하고 나를 알아줄 날이 있음을
알지 않았을까
한 가닥 희망으로 끝까지 견디고 감당하여
멋진 삶을 운영하는 경영진으로 포진하여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오늘도 분명히 하늘은 우리 삶을 내려다보며
어디 도울 자가 없을까?
집 나간 아들처럼 애타게 찾고 있지나 않을까?
기다리고 있지나 않을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내 삶을 하늘과 합일하여 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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