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海 月 정선규
2009년 4월의 봄 19일 달력은
공중전화 다이얼 돌리듯 1960년 4월 19일
오늘의 역사로 독재와 탄압의 부정선거로 돌렸다
어린 학생의 신분이 못 미칠 그 바닥
숨죽이고 물밑으로 기어다니다시피 지내야 했던 시절
등하굣길에 얼마나 힘들게 먼 님의 소식만 느꼈을까?
학생이란 굴레가 괴로워 아직은 때가 아니야
애써 외면한 채 뒤돌아서 집으로 학교로 돌아나갔을 길모퉁이
기대어 서서 곡식과 가라지 가 잘못 어우러져 자라고 있음을 보았겠지
언제부터인가? 어느 때부터인가?
독재타도 탄압의 종말이 마음의 간절한 표현이 되어
속히 그날로 희망이 다가오길 거듭 사무쳐내고 있었겠지
마음으로 울고 다짐으로 하루하루 벗 삼아
그리운 님 기다리듯 이제나저제나 창밖 가로등 아래
하루같이 바라보다 지새워 아침 햇살 보지 못하는 날도 있었겠지
하늘이 내린 한 알의 밀알이 총 맞아떨어져 죽어 일군 민주화
이 나라의 들녘에 또 어느 봄날 때늦은 민주화의 꽃다운 나이에 차려입은
후손된 가치얻어 그 무렵으로 피워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