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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밤 하늘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746 등록일: 2012-02-23
밤 하늘
 海月 정선규    

하늘에 구름 깨고 나오는 달 보니
엘 리 엘 리 라마사박다니 그 밤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아버지 사랑 읽고 있던 그의 생각 난다

그에게 그토록 그리운 순간이었던 아버지 사랑
그의 육체는 성전의 휘장처럼 찢겨 내리는 고통의 물꼬
그 속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기다려야 했던 순종의 산고

단 하나의 사랑으로
유일하게 머물 수 있었던 고통의 십자가
하늘 가운데 뻥 뚫린 구멍인가 커다란 말뚝 머리인가

달의 행적이 불현듯 의심스럽기만 한데
그리움인지 미움인지 그리우면서 미워지는 마음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내 마음 은혜로운 감동 눈물로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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