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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서정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635
등록일:
2012-01-28
그날의 서정
海月 정선규
달집이 유난히도 크다
모르긴 몰라도 찾아 들어오는
이들로 미어터지고 있다
하늘은 제 뜻 아래 이제 막 소금으로
절여진 포기 배추인 양 숨죽여 드러내는
아랫산 아랫들 풍경의 방명록 들여다보고 있다
작달막한 언덕 그 물오른 가슴꼭지에
자국 하나 이름 모를 나무가 점찍힌
발아래 낙엽들이 이는 바람에 꼼지락거린다
내 어린 시절
때도 모르고 낮잠에 취해 있으면
엄마가 점심 먹으라며 흔들어 깨우던 포근했던 시절
바람이 너 하고 콕 점찍어 놓으니
휘영청 비둘기 날갯짓으로 떠오르는 몸체 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가고 남은 자는 잠 안에서 노닐고 있다
마치 두 사람이 매를 갈고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감을 당하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하는 그날의 서정 속 당신이
경외로움으로 바짝 다가서 온다.
<STRONG>그날의 서정 </STRONG><BR><STRONG> 海月 정선규<BR><BR>달집이 유난히도 크다 <BR>모르긴 몰라도 찾아 들어오는<BR>이들로 미어터지고 있다<BR><BR>하늘은 제 뜻 아래 이제 막 소금으로<BR>절여진 포기 배추인 양 숨죽여 드러내는 <BR>아랫산 아랫들 풍경의 방명록 들여다보고 있다<BR><BR>작달막한 언덕 그 물오른 가슴꼭지에<BR>자국 하나 이름 모를 나무가 점찍힌 <BR>발아래 낙엽들이 이는 바람에 꼼지락거린다<BR><BR>내 어린 시절 <BR>때도 모르고 낮잠에 취해 있으면<BR>엄마가 점심 먹으라며 흔들어 깨우던 포근했던 시절<BR><BR>바람이 너 하고 콕 점찍어 놓으니<BR>휘영청 비둘기 날갯짓으로 떠오르는 몸체 바람과 함께<BR>어디론가 사라져가고 남은 자는 잠 안에서 노닐고 있다<BR><BR>마치 두 사람이 매를 갈고 있으매 <BR>한 사람은 데려감을 당하고 한 사람은<BR>버려둠을 당하는 그날의 서정 속 당신이<BR>경외로움으로 바짝 다가서 온다.<BR><BR></STRONG></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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