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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나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642 등록일: 2012-01-11
나무
 
 海月정선규

초여름 붙들어 오는 더 위아래
지나다가 이름없는 나무그늘 살포시 접어
부족한 햇살이 깃든 여백으로 머물러간다

왠지 무엇인지 몰라도
그저 기대고 싶은 마음으로
비스듬히 내 몸 나무에 의지한다

내 나무는 피맺힌 나무
더도 덜도 말고 단 한 번의 거저
망설임 없이 치루 신 세상 죗값의 풍경

나무 한 그루 가꾸어 살면서
항상 간절하게 애틋하기만 한 내 마음
은혜의 값으로 내 인생 다 드려 가련다

비 오면 촉촉이 젖어가는
이파리 보며 당신의 숨결 그 생기로
묵상하는 피오른 나무가 내 삶의 빛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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