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삶과 죽음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689 등록일: 2011-12-15
삶과 죽음
 海月 정선규

얼마나 편안한 걸음으로 오고 계시는지
바람이 불어도 구김살 없이 피어오르는
올마다 향불에 꼬던 새끼줄은 여느 때처럼
기지개 활짝 켠 오른손으로 천장을 떠받는다
제사상 위로 음식이 차려지자 어머님은 하얀 소복을 정갈하게
추슬러 입으시고 긴 머리에 비녀를
꽂은 채 안개 핀 숲을 가로질러 안방으로 걸어 들어오신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
삶과 죽음은 죽었다 깨어날망정 물과 기름이라
도저히 섞일 수 없다는 거스르는 지식을 품어야 하는
그 무엇이 깊은 내 마음 한구석을 걷잡을 수 없게 돌이킬 수 없는
헤어나지 못할 무아지경에 뻣뻣한 상념의 자태를 보이고 말았다
오직 삶만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죽음은 왜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찾아오는 것일까
죽음의 근성은 오직 먹기 위한 근성인가
죽음을 옆에 놓고 과묵하면서 아리송하게 피어나는 형상은
알 수 없는 영역의 경이로움만 앙상하게 남을 뿐이다
삶에서 죽음까지의 비밀 통로에서 산 자와 죽은 자가 섞이는
향불은 왜 그렇게도 침묵의 시위로만 엮어지는 것인지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아련하고도 아득히 멀리
삶에 시야에서 가지런히 벗어나 당돌하게 돌아서 가는
숨 막혀오는 이별을 고아내는 삶의 뼈대는
불평등한 죽음을 몰아낸 듯 잠깐 인연을 맺어
삶과 죽음을 신비로운 극치에 올리고 만다
어머니 제사 때만 되면 아주 자연스러운 경이로움으로
영원한 안식의 반열에 나를 오르게 하는
그 신비로운 감성의 극치에 마른 침을 꿀컥 삼킨다
이미 삶과 죽음을 갈라놓고 조용히 이루어지는 일상의 끝에서
결국, 충실한 내 마음은 부활의 일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댓글 : 0
이전글 착각일지라도
다음글 꽃향기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1077 송이송이 정선규 0 8672 2015-03-20
1076 멍석말이 정선규 0 8835 2015-03-20
1075 달그림자 정선규 0 8256 2015-03-17
1074 감나무 이슬 정선규 0 8185 2015-03-17
1073 자유글마당 시련당한 날 정선규 0 8411 2015-03-14
1072 들의 외치는 자의 소리 정선규 0 8724 2015-03-14
1071 여름 바다 정선규 0 8767 2015-03-14
1070 수필 좋은 사람들 정선규 0 8740 2015-03-10
1069 생각의 꿈 정선규 0 9173 2015-03-06
1068 희망진료센터 정선규 0 8469 2015-03-06
1067 그 날 정선규 0 7791 2015-03-06
1066 꽃밭에서 정선규 0 7761 2015-03-06
1065 하늘 고구마 정선규 0 8219 2015-02-24
1064 햇빛 그리고 꽃 정선규 0 8511 2015-02-24
1063 송이 꽃 정선규 0 8316 2015-02-24
41 | 42 | 43 | 44 | 45 | 46 | 47 | 48 | 49 | 5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