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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비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252 등록일: 2011-12-10
비가
 海月 정선규

비가 내린다
후다닥 달려와 푸석한
텃밭의 생명을 보듬어 오른다

나 홀로 나올 수 없어
어딘지 모르게 뒤집어쓴 절망
머물러 기다리고 견디었던 흙 냄새
촉촉이 들려주는 음성은 생명으로 태동한다

혈우병으로 신음하던 그 여인을 만난다
단조로운 빗소리 들려 내 손가락에만 닿아도
꼭 내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설레는 기쁨으로 중얼중얼 쏟아지는 단상

내 영혼이 당신께 잠식되고 만다
영원한 은혜의 홍수로 말없이 동행을
말하고 싶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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