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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바람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219 등록일: 2011-12-02
바람에

이윽고 2011년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일 년을 보내야만 하는
아쉬움은 고칠 수 없는 열병처럼 잦아든다
그 언젠가는 홀연히 다가왔다 사라져갈 예고 된
그리움의 한 줌에 애잔하게 울어대는 내 마음의 구성은
살갗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으로 말미암아
이보다 더 쓸쓸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신비로운
결정체가 내 마음속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박혀
추위에 얼어 영롱하게 빛나는 한강을 품는 만감이 교차한다
바람은 색깔도 없이 모양도 없는 품위를 고집하며 제 마음대로 흩어졌다
풀어졌다가도 돌연 냉기로 똘똘 뭉쳐 불꽃처럼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작년 12월과는 달리 올겨울은 남다른 가슴으로 와 닿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람이 불더니
언제 꼬리를 내렸는지 바닥에 납작 엎드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걸을 때마다 푹신하게 빨아들인다
이렇게 바람처럼 온 대지에 빈틈없이 씨를 뿌렸다
별안간 벌떼처럼 일어나는 바람을 거둬가는 법은 없는데
어떻게 된 것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시시각각 쌩하니 살을 에고 뼈를 발라 달아나는 개처럼
삽시간에 사라진다
가만히 마당에 서 있으면 쌩쌩 칼바람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등하굣길을
달리는 내 조카 자전거 바퀴처럼 쌩쌩 소음을 낸다
기분은 무지하게 상쾌해지고 정신은 신선하게 맑아지지만
바람도 한계에 다다랐는지 조용해지면서
나머지 공부하듯 내 살갗에 앉아 점점 닭살 돋게 하더니
금방 얼핏 보기에도 울퉁불퉁 내 살갗을 뚫고 새싹이 나올 것만 같은
자연산 비포장도로를 쓸어 길하게 쭉 빼낸다
꼭 이럴 때 보면 글쎄 내 표현이 맞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겨울보다 생색을 더 잘 내는 것이 또 있을까 싶으면서
바람처럼 언제나 한꺼번에 다 불지 않고
항상 오늘내일 조금씩 기약하며 아껴 불어오는 것도 없으니
알뜰살뜰 살림 잘하는 여인네 품성이다
오늘 배출할 양이 얼마 안 되는지 쌀쌀하기만 한데
또 내일 얼마나 온 땅에 배출할지 얼마나 추울지 모르겠다
겨울과 바람은 비례하고 날씨는 자연 잉태를 거쳐 주어지는 선물 같다
잠시 아주 짧게 불다가 잠시 아주 길게 굵게 부는 바람은
오늘도 겨울을 싣고 떠난다
오라이~~ 그 옛날 꾀꼬리 목소리 같은 버스 안내양은 없지만
내 마음만큼은 향수에 젖어 넉넉하다
지금도 금산군 전역을 달리던 한일교통은 있는지
우리가 민속촌이라 부르던 군북면 보광리는 얼마나 변했을까?
재수네 집은 얼마나 부자가 되었을까?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정말 그때가 좋았지"
고향은 아직도 나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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