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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서정의 교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851 등록일: 2011-11-12
서정의 교제
  海月 정 선규

소복소복 눈 내립니다
누군가 하얀 종이를 조목조목
찢어 바르는 듯 말이 없이
되는 대로였습니다

아무도 이유 묻는 사람 없고
자랑하는 사람도  없어
쓸쓸히 속병으로 무덤덤하게
그저 숙연해졌습니다

하염없이 흰 돌만 바둑판에 올려놓아
온통 하얀 세상을 이길까 질까?
어지러운 세상에
난 그만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놓았습니다
이제 내 힘으로 어쩔 수 없으므로
마지막 순간 내 마음이 돌이켜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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