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빨리 흘러간다 몇 년 전 MBC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상도를 지금도 많은 사람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드라마를 보고 지금까지 내 가슴에 살아 있는 가장 깊은 감동에 말 한마디가 있다 만상의 도방이었던 홍득주 그의 철학이다 장사란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말을 그는 그 아랫사람들에게 누누이 가르치고 강조를 했다 그때 당시 나는 이 말이 전혀 무슨 말인지 무슨 뜻에서 하는 말인지 몰랐다 항상 껍데기는 있는데 알맹이가 없는 것과 같은 깊은 가슴앓이로서 신의 퀴즈와 같은 개념이었다 아! 물론 지금도 100% 다 알지 못한다. 그런데 며칠 전 주위에 형님들과 모인 자리에서 이러쿵저러쿵 콩에 팥 서 말이고 팥 서 말에 콩 서 말이라는 둥 세상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형님 정말 요즘 물가 비쌉니다 세상에 고추장 작은 통에 들어 있는 것이 전에는 4,500원이었던 것이 역전 공판장에 사러 갔더니 보통 6,500원이고 전에 600원씩 하든 빨랫비누 한 장이 1,000원씩 하는가 하면 며칠 전에 집에 휴지가 떨어진 줄 모르고 나왔다. 모르고 집에 들어갔다. 급하게 볼일을 보려 하니 휴지가 없지 뭡니까 그래서 우리 집 옆에 슈퍼에 갔더니 이런 세상에 전에 낱개로 시내에서 600원씩 주고 사다 썼었는데 입이 딱 벌어지게 휴지 낱개로 하나에 1,000 원 달라고 하더라고요" 하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 있던 형님이 말씀했다 "요즘 반찬값이 장난이 아니야 쌀은 있는데 반찬이 없어서 집에서 밥을 해먹지 못할 정도야 이뿐인가? 막걸릿값도 올랐어 전에는 작은 병에 든 것이 1,000원이면 샀었는데 지금은 1, 100 원 줘야 사고 큰 것은 1,500원에서 비싸게 받는 데는 1,800원 줘야 사" 이 말끝에 나는 흥분해서 말했다 "아이고, 형님 말도 하지 마세요 세상에 나는 말입니다 이사하고 나서 휴지가 없어 우리 집 옆에 있는 슈퍼에 사러 갔더니 전에 시내 있을 때에는 낱개로 하나에 600원씩 주고 사다 썼던 것을 하나에 1,000원씩 달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더 웃기는 것은 내가 너무 비싸다 싶은 생각에 다시 시내에 나와 전에 갔던 슈퍼에 가서 600원에 샀다는 겁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형님은 아주 묘한 표정을 짓고는 이렇게 말했다 "가게마다 장사마다 천차만별이야 엿장수 마음이지 뭐" 나는 이에 질세라 더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장사해서 어디 단골이 있겠어요 이왕이면 싼 곳으로 가지 누가 똑같은 물건을 사면서 돈을 더 주고 사겠어요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너무 비싸게 팔면 단골손님이 떨어지게 되는 데 따라서 내 사람들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신뢰가 이루어지고 또 그 관계 속에서 나와 같이하는 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요 곧 장사는 돈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사람을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좀 다르게 말한다면 장사는 돈으로 운영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으로도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우선 사람이 따라와야 돈이 따라오는 것이지 어떻게 사람이 떨어지면 무슨 손님이 있어 장사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남기는 것이 없잖아요" 이 말을 하면서 상도가 떠오르면서 만상의 도방 홍득주가 말했던 그 말이 팔딱팔딱 금방 낚아올린 연어처럼 튀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바로 이것이었나?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서 끝으로 이제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그 생각의 끝자락을 남겨 줄 뿐이라고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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