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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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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4
등록일: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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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月 정선규
겨울이면 힘이 붙는다
희멀겋게 흩어져 맥 풀렸던
날씨를 추슬러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숨 가쁘게 울퉁불퉁
선율을 타올라 요동하는 짓으로
머무른다
어쩌면 여름은 병원으로 갔는지도
모르겠다
봄은 온유한 성품으로 살다
어느 날 서서히 좋은 모습들이
사라져가는 일상을 보다
나름대로 무성해지는 마음에
우거지는 7월의 한 때를 보였다
갔는가보다
먼바다에서
거센 태풍이 일듯
가을빛이 온 대지를 빌려
일어서는가 싶었는데
창밖을 내다보니
주검 없는 장례식장은
한 띄울 온기 없는
냉랭한 분위기만 감도는데
이윽고 12월은
가까이하기에 아주 좋은 계절의
당신처럼 추위를 단단히 의식하는
긴장으로 살아나는 메마른 뼈에
근육은 푸석하게 달라붙어
현실에 안주하려는 듯이
개미 섬처럼 솟아나는 닭살을
곰살맞게 육체의 부피감으로 쌓아가는 것을
내 영혼은 내 육체의 저항값으로
회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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