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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믿을 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962 등록일: 2011-10-21
믿을 뿐
 海 月 정선규

별이 뜨는 밤 이는 바람 소리에
달그락 달그락  부딪혀내는 별들의 전쟁
어느 때는 미세한 먼지 털어내 듯하더니
이제 피곤해 곯아떨어진 사내의 손에 쥐어 있던
담배가 속절없는 꼭지에 이탈표 찍듯 콕하고 들린다

사는 것이 고난이라
언젠가 일러주신 당신의 말 한마디
이 밤 쏟아지는 별빛에 노랗게 벼린 채
이는 바람에 부딪히는 내 얼굴은 숫돌 된다

글쎄 별빛 아래 이는 바람에 부딪히는 돌뿐인 나일까?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당신이라는 사실 앞에 난 묻다
그리고 듣는다. 성전의 소리를 세미 한 은빛 가루 날리듯
믿을 뿐이라고 깨어 근신하고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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