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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플라타너스 아래 ㄷ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089 등록일: 2011-10-02

플라타너스 아래 ㄷ자


 

세월의 촉이 얼마나 빠르게 흐느적거리는지

이윽고 10월은 첫날로 밝았다

무지하게도 찌고 덥더니 아랑곳하지 않는

계절의 접전 선을 넘어 여름은 가을 아래 소리 없이 포개어져 

빨려 들어가듯 흙 속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가 사라졌다

때가 때인 만큼 날씨는 피부를 스치는 냉기가 되어

점점 없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슬픈 현실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음이 쌀쌀하게 느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2, 3일 전 플라타너스 아래 이름 모를 사내가  

긴 의자에 몸을 눕힌 채 무엇에 놀란 듯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이 옆으로 잔뜩 몸을 세우고

말굽자석을 닮아가는 양 새우잠에 깊이 취해 있었다

그 사내의 모습이 눈에 아른아른 피어오른다

그나마 아직은 초가을이라

다행이지만 이미 시작된 본격적인 가을이 활동을 펴면

낮이고 밤이고 추워서 잠자리를 찾아 헤매는 일과가 생활의

전부가 될 터인데 마음이 씁쓸하게 요동을 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조할 때 어떤 혼을 불어넣었을까?

플라타너스 아래 ㄷ자 형상의 사내가 찾아가야 할

한글의 운명은 어떤 것일까? 

이미 ㄷ자를 생활의 언어로 풍긴 그 사내

나는 그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네 삶은

언제나 사람 가슴을 절박하게 조이는 운명이니

돌연 세상사에 짓눌려 들쑥날쑥 마치 펄렁이는 깃발처럼

날리는 것이 사람이 간사함과 같은데 그 누가 삶에서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이 사람아!

이제 헛되이 더는 움직이지 말고

한글을 창조한 세종대왕의 혼으로 깃들어 있는 

당신임을 깨달아 죽으면 죽으리라

한글의 혼을 따라 삶의 긍정적인 대명사

ㄷ으로 인간답게 다 이루기만을 진정 바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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