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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어머니 손맛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163 등록일: 2011-09-07
어머니 손맛

 海月 정선규


아침 하늘아래 참새가 싱싱한
첫 노래를 부르면 열려지던
된장독 뚜껑

매주가 된장이 되는
푹푹 쪄지는 부패된 내음이
물씬 올라오던 콩향기

된장속 냉이꽃 한송이 살포시
내려놓고 장작불 당겨 피우면
구수하게 구워지던 우러냄이
입안에 가득했다

밥상 일등먹거리로 꾸불꾸불
캥켜지며 꼬아지던 하얀 모락김사이 숟가락이
어머니 손맛에 덮혀져 먹곤했다

밭에서 풀뽑으신 거친손
집에서 새콤달콤 쌉쓰름하고 구수한
며느리도 모르는 닫으면 열수 없었던 맛이
장독대 먼 옛날 어머니 손길을 숨긴 채
형수와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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