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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사잇길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891
등록일:
2011-08-28
보리밭 사잇길로
海月정선규
보리밭 사이 길이된 바람이
살랑이는 걸음으로 가는데
필리리 필리리 피리소리가
뒷발굽 아래 피어 오른다
누군가 자전거에
피리부는 광대를 태끼고
고향 보릿고개 연주로 넘어 서는데
추억의 서랍속이 들썩여 나온다
등가죽과 배꼽이 배고픈 설움으로 밀착해
눌려진 밥통이 찌글어진 채 허리휘어 굽어오고
물만 앉혀진 쌀 없는 뱃속은 텅텅 메아리 울리는
터널속 고물로 여물어 간다
목구멍은 바람 채워진 풍선 하나로 가득한 추억의
생각이 몰아져 두볼 줄그어 내리는 눈물선은
소리없는 뱃고등으로 울려오고 시체도 없는 산만한
배무덤은 잊혀질뻔한 옛 보리고개가 된다
보리밭 사잇길로 <BR><BR> 海月정선규 <BR><BR>보리밭 사이 길이된 바람이 <BR>살랑이는 걸음으로 가는데 <BR>필리리 필리리 피리소리가 <BR>뒷발굽 아래 피어 오른다 <BR><BR>누군가 자전거에 <BR>피리부는 광대를 태끼고 <BR>고향 보릿고개 연주로 넘어 서는데 <BR>추억의 서랍속이 들썩여 나온다 <BR><BR>등가죽과 배꼽이 배고픈 설움으로 밀착해 <BR>눌려진 밥통이 찌글어진 채 허리휘어 굽어오고 <BR>물만 앉혀진 쌀 없는 뱃속은 텅텅 메아리 울리는 <BR>터널속 고물로 여물어 간다 <BR><BR>목구멍은 바람 채워진 풍선 하나로 가득한 추억의 <BR>생각이 몰아져 두볼 줄그어 내리는 눈물선은 <BR>소리없는 뱃고등으로 울려오고 시체도 없는 산만한 <BR>배무덤은 잊혀질뻔한 옛 보리고개가 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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