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아버지 제삿날이다 향불에서 하얀 향이 뭉게뭉게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죽음을 생각한다 살았다는 것은 육체 안의 종속된 삶이고 죽었다는 것은 육체 밖으로 나가 사는 것이니 셋방 얻어 떠나는 길목을 엿본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던 날 어쩌면 죽음으로 끊어진 일을 잠재력처럼 숨겨놓고 가셨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오늘 내가 죽는다면 다 하지 못할 일은 무엇일까? 그래 용서된 관계이리라 이 세상을 기억하지 않은 채 깃털처럼 잊고 떠나는 일이겠지 타오르는 향처럼 사는 동안 제 몸과 마음을 하얗게 태워 지워 이 땅에 살면서 매이고 풀지 못한 것을 풀겠지 그러므로 하늘에서도 모든 것이 풀릴 테니까 그러고 보면 용서는 죽음의 잠재력이구나
육체 밖의 서정은 어떨까 세상의 태초일까 아니면 신의 부름에 따라 부활을 꿈꾸며 영원한 안식을 다시 꿈꾸는 평안한 단잠에 취하는 구속의 때이리라 그래 육체 밖에서 신을 만나 영원한 영광의 자리에 서리라 신령한 것으로 갈아입고 해처럼 빛나리라 그때 아버지와 나는 진정한 제사에 회복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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