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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연기하는 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763 등록일: 2011-07-29
연기하는 봄

 海 月 정선규

벚나무가지가
봄 햇살을 조건으로 달았다

아름다운 꽃 이야기
두런두런 나누는가 했더니

손톱만 한 봉오리 들썩이며
하얀 손바닥 내밀어

설레는 마음 가지고
꽃잎 한 잎 두 잎 붙이기 시작했는데

옆의 붉은 홍매화가 시샘하는 듯
가지에 붙어버린 궁둥이 들어 뭉기적뭉기적 거려

봄 지펴 불살라 피워진
눈부신 목련이 하얀 손짓으로

따사로운 발아래
아지랑이 모닥불 지펴 올려

정겨운 고향의 봄
연출하는 연기로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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