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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그래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147 등록일: 2011-07-17
그래도
 海 月/ 정선규

외양간에 소가 없으며
들판엔 빈 곡식만이 가득하고
낟알 줍는 하루로 서산이 물들어가도

그래도 내일 또 내일로
넘어가는 동안 새날이 있어
꿈이 담긴다

빈 외양간은 소들에겐
돌아올 희망의 소식이 되어
들려지는 좋은 날이 된다

들판엔 낱알에 새싹이 틔고
푸른 잎 입가로 맺혀진 쌀꿰마
햅쌀 목걸이를 장만하고 있다

마음 비워 풀어놓은
작은 꿈 실타래 한 실밥 두 실밥
풀어낼 낚시터에서 건더기 건져
올릴 희망이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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