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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갉아먹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444
등록일:
2010-09-27
어둠을 갉아먹다 海 月 정선규 <BR><BR>어둠이 구멍 났다 <BR>가로등이 태워 먹어 버린 <BR>성성한 별들이 널브러져 있고<BR>남편의 와이셔츠를 다리다 <BR>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된장찌개 잊은 뒤였고<BR>주방에서는 된장찌개 흘러넘쳐 뒤범벅되어<BR>아내는 정신없이 뛰어갔다<BR>아뿔싸<BR>홀로 남겨진 남편의 와이셔츠는 하얀 옹기점으로<BR>끓어오르는 구름처럼 피어 까만 구멍이 성성했다<BR>그래 그럴 줄도 모르겠다<BR>가로등이 어둠을 태워 먹고 아내가 다리던 <BR>남편의 와이셔츠처럼 인두로 지지듯 마음의 상처가 뚜렷하다<BR>나는 지금 <BR>새벽이 밝아오도록 잠 못 이룬다<BR>내 이웃이 고통을 호소한다<BR>그의 아내는 자궁암 말기란다<BR>그래도 그래도 삶이라 외친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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