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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똥구멍에 해 떴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8978 등록일: 2011-06-20
똥구멍에 해 떴다

오전 태양이 하늘 꼭대기에 다다랐는가 싶어지면
복도에서 슬리퍼 끌고 오는 소리가 잠결에 가물거리는
비몽사몽 간 삭히는 양 들려옵니다
그리고는 아침마다 어느 부두장수 아주머니의 종소리처럼
한 마디 날아들어 옵니다
"똥구멍에 해 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우스갯소리로 듣고 웃곤 했습니다
한 번 두 번 자꾸 드릴학습 받듯 아침마다 들어가다 보니
하나의 풍경이 싹텄습니다
태양이 구름을 뚫고 나오는 장면이지요
어떻게 보면 가슴이 그냥 막 이유도 모르게 벅차오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하다 보니
"아하!! 그것이다. 똥구멍! 똥구멍! 그래 태양이 하늘의 배설물처럼
둥근 구멍으로 구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 똥구멍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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