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태양이 하늘 꼭대기에 다다랐는가 싶어지면 복도에서 슬리퍼 끌고 오는 소리가 잠결에 가물거리는 비몽사몽 간 삭히는 양 들려옵니다 그리고는 아침마다 어느 부두장수 아주머니의 종소리처럼 한 마디 날아들어 옵니다 "똥구멍에 해 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우스갯소리로 듣고 웃곤 했습니다 한 번 두 번 자꾸 드릴학습 받듯 아침마다 들어가다 보니 하나의 풍경이 싹텄습니다 태양이 구름을 뚫고 나오는 장면이지요 어떻게 보면 가슴이 그냥 막 이유도 모르게 벅차오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하다 보니 "아하!! 그것이다. 똥구멍! 똥구멍! 그래 태양이 하늘의 배설물처럼 둥근 구멍으로 구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 똥구멍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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