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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말소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453
등록일:
2011-05-31
하루의 말소
海 月 정선규
한날이 저물어가는 저녁의 한 길가
가물가물 눈 흐려 놓고 돌아가는 하루가
멎어버린 적막한 밤을 향한다
노을진 뒷골목 건너는 다리 갓길로
홍매화가 함빡 웃음 적신 붉은 손수건
흔드는데 산새가 둥지 찾아 돌아온다
어둠이 틈타 대지를 덮쳐오고
달빛 아래 이제 막 산통을 치러
홍매화를 가느다란 밤의 신생아실로 옮긴다
반짝이는 하늘 깨어진 유리알들이
하나 둘 버려진 채 뿔뿔이 작은 눈빛으로
흐려지지 않는 미소 하나 내려보낸다
밤하늘에 잉태된 이름별 하나가
너무나 또박또박한 눈망울 씻은 듯 맑게
불리는 이름 되어 오는데
내 이름 석 자는 하늘 잃어 떨어 내린 별로
빚더미 설 잠자 피해 떠돌아다니는 신세
밤이 가고 새벽이 말갛게 오는 길목 기대서서
좋은 날 희망의 아침을 몰아간다
하루의 말소 <BR><BR> 海 月 정선규 <BR><BR>한날이 저물어가는 저녁의 한 길가 <BR>가물가물 눈 흐려 놓고 돌아가는 하루가 <BR>멎어버린 적막한 밤을 향한다 <BR><BR>노을진 뒷골목 건너는 다리 갓길로 <BR>홍매화가 함빡 웃음 적신 붉은 손수건 <BR>흔드는데 산새가 둥지 찾아 돌아온다 <BR><BR>어둠이 틈타 대지를 덮쳐오고 <BR>달빛 아래 이제 막 산통을 치러 <BR>홍매화를 가느다란 밤의 신생아실로 옮긴다 <BR><BR>반짝이는 하늘 깨어진 유리알들이 <BR>하나 둘 버려진 채 뿔뿔이 작은 눈빛으로 <BR>흐려지지 않는 미소 하나 내려보낸다 <BR><BR>밤하늘에 잉태된 이름별 하나가 <BR>너무나 또박또박한 눈망울 씻은 듯 맑게 <BR>불리는 이름 되어 오는데 <BR><BR>내 이름 석 자는 하늘 잃어 떨어 내린 별로 <BR>빚더미 설 잠자 피해 떠돌아다니는 신세 <BR>밤이 가고 새벽이 말갛게 오는 길목 기대서서 <BR>좋은 날 희망의 아침을 몰아간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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