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노부부의 겨우살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227 등록일: 2011-05-22
노부부의 겨우살이

설을 앞둔 작년 추운 겨울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아들네 집에 가느라
대전 목척교를 건너는데 마침 바람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혀 눈을 뜨지 못할 만큼 세차게 부딪혀 왔습니다
목쳑교를 같이 지나던 젊은이들도 목도리를 단단히 여미고
날아갈 듯 펄럭이는 옷깃을 잡아채느라 말 그대로 추위와의
전쟁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추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시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계셨습니다
이런 형국인데도 바람은 간에 기별도 안 갔는지
더 표독스럽게 얼굴을 깊이 파고들어 냉기류를 타고
가슴으로 흘러내려
체온을 떨어뜨리며 추위를 자꾸만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신 채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시고 바람이 잔잔해지기만을
꾸준히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바로 이때 사건은 그야말로 절묘한 시점을 맞아
할아버지께서 쓰고 계시던 중절모가 말릴 틈도 없이
냅다 용수철에서 뛰어오르듯 하늘 높이 고공 행진을 하더니
이내 떨어져 엎드린 채 그대로 배로 기어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커질 대로 커져 그렇게 근엄하시면서 존귀하게 보이시던
할아버지의 머리는 빈들처럼 머리숱이 없었으니
근엄함과 함께 존귀함은 낙수처럼 뜸벙뜸벙 채신머리없이 떨어지고
날아간 모자만 원망스럽게 바라보는데
할머니 말씀이 더 재미있습니다
"여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늦바람이 당신한테 치근덕거릴 건더지가
사라졌으니 더는 바람나지 않겠네요.
그렇죠" 하고 말을 건네자
심기가 많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자 없는 하늘 아래 쓸데없는 바람만 불어 쯧쯧쯧"
삶이란 우리에게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흘러넘치지 않는
적당하게 내리는 이른 비와 늦은 비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 : 0
이전글 할머니 꽃
다음글 꽃피는 봄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1617 수필 생명책에 기록된 사람만 구원받는다 정선규 0 4027 2023-06-05
1616 수필 왜 인간은 구원받아야 하는가? 정선규 0 3854 2023-03-07
1615 수필 믿음의 결국 정선규 0 4040 2023-03-05
1614 수필 믿음의 능력 정선규 0 4029 2023-03-03
1613 수필 믿음의 역사 2 정선규 0 4133 2023-02-28
1612 수필 믿음의 역사 1 정선규 0 4044 2023-02-25
1611 수필 믿음에 이르게 하는 복음 정선규 0 4242 2023-02-23
1610 수필 믿음은 다루어지는 것이다 정선규 0 3953 2023-02-21
1609 수필 구원을 과거, 현재, 미래형으로 말하다 정선규 0 4069 2023-02-19
1608 수필 믿음은 미래지향적이다 정선규 0 4061 2023-02-16
1607 수필 믿음의 증거 정선규 0 4157 2023-02-14
1606 수필 믿음, 소망, 사랑 정선규 0 3994 2023-02-12
1605 수필 믿음의 성취 정선규 0 4174 2023-02-08
1604 수필 믿음의 실체 정선규 0 4086 2023-02-06
1603 수필 신약 시대의 믿음과 구약 시대의 믿음 6 정선규 0 4083 2023-02-03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