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장대리 앞을 꺾어 돌며 보니 저 멀리 아스라이 아득한 들녘을 쭈뼛하게 수놓는 전조등 불빛이 킬리만자로 표범의 서식지를 말하며 불꽃 같은 눈동자로 바라보는 듯한 소름에 달달 볶이는 깨알은 묻히고 잠 못 이루는 밤 깻잎은 클래식 경음악에 무아지경으로 빠져 명상의 칼날을 곧추세워 내공에 들어가니 잎은 실핏줄 같은 잎 무늬 지어 푸른 생기 돋을 돋을 새김질해 혀끝으로 켕기는 우물물 판다
고추잠자리 날아다니는 가을이면 어머니는 언덕배기 밭에 나아가 크고 넓은 포장을 파란 바닷물결처럼 시원하게 깔아놓고 들깨 어깨를 토닥토닥 다독여 깨알 터시던 어머니 그 손끝에서 자르르 깨소금 볶듯 고소하게 부서지는 수만 개 유리알을 쏟아붓던 시절이었지만
이제 어머니 품을 가로질러 잎의 채소가 되겠다며 서대산 904m 준령을 사뿐히 사위어 향긋한 진액으로 코끝을 간질이며 후끈후끈 달아오른 비닐하우스 안 풋내서린 흙의 정기에 둘러싸여 온몸에 짜르르 긴장 풀어 쥐어 감돌아나가는 상쾌한 전기를 황홀하게 껴안아 천연스럽게 청정한 자태를 뽐내어 유기농법으로 물 갈아 치장하고 깻잎 따는 할머니 손에서 똑똑 싱싱하게 깨어지는 소리를 시치미 잡아 뚝 잡아뗀 채 살짝 토라져 앉아 고소하게 껴드는 맛에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으로 먼 길 떠날 추부깻잎 심심치 않은 향 치레에 꺽꺽 치밀어 오르는 그윽한 입덧하는 물질에 당겨 나오는 맛은 쏜살같은 세월을 토대로 절로 삼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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